'전공의 사직서' 제약사도 불안…"장기화땐 임상에 차질"
"공백 길어지면 임상도 영향"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달 8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 의사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4.02.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집단으로 사직서를 낸 대학병원 전공의들의 복귀가 지연되면서 제약사들의 임상시험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학병원 전공의 상당수가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제약바이오 기업이 실시하는 임상 시험에도 향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학병원 전공의 상당수가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수술과 진료에 공백이 생기고 있다. 다수의 수술이 취소·연기되고 예약된 진료도 역시 뒤로 밀리면서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의료진 공백이 장기화되면 임상시험 일정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CRO(임상시험 수탁)기관 관계자는 “임상시험은 대개 PI(임상시험 책임자) 교수가 담당하는 만큼 지금 당장은 임상시험까지 영향을 받지는 않고 있으나, 공백이 장기화되고 병원 내 상황이 더 어수선해지면 당연히 향후에는 임상시험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며 “코로나 팬데믹 때처럼 아예 폐쇄되는 정도는 아니겠으나 분명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공백이 오래 지속되면 병원 내 혼란으로 인해 임상시험 일정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이렇게 되면 새롭게 시작하거나 예정돼있는 임상시험 일정 등도 향후 밀릴 가능성이 있어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지금은 괜찮지만 의료계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임상시험 일정에도 당연히 영향이 있다”며 “결국 임상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상시험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IRB(기관생명윤리위원회)허가도 받아야 하는데 의료진 공백이 장기화되면 진행이 수월하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렇게 되면 바이오벤처 등 작은 기업들은 타격이 더 크다. 투자 혹한기 속 어렵게 투자받은 돈으로 진행한 임상이 지연되거나 중단될 경우 바이오벤처는 존폐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임상시험 지연으로 결과 도출이 늦어지면 글로벌 거래 성사도 더 어려워진다.
이외에도 환자의 치료 기회 박탈도 큰 문제다. 말기암 환자나 치료제가 없어 임상시험에 희망을 걸고 있는 환자들도 많기 때문이다.
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이태영 회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들의 상황”이라며 “환자의 권익을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임상시험지원포털 자료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국내 임상시험은 2200여개에 달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영주 의원 자료실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 6월까지 국내에서 실시된 임상시험은 총 2781건(566개 제약사), 임상 참여자 16만명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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