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 진료 축소 1주일…"환자·병원·의료진 모두 한계"
병원 남은 교수들 정신적·육체적 피로도 높아
전공의 사직에 이어 의대 교수 외래진료 축소
[청주=뉴시스] 조성현 기자 = 전공의 집단 이탈 사태로 외래 진료를 줄이기로 한 첫날인 지난 5일 오전 충북 청주시 서원구 한 대학병원 로비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04.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의대 교수들이 자발적 사직에 이어 외래 진료를 단축한 지 일주일을 넘어섰다. 법정 근로시간인 주 52시간에 맞춰 진료 일정을 수정하면서 일부 상급종합병원은 병동·병상을 축소 운영하고 있다. 다만 각 병원 의료진은 중증질환자 등에 대한 진료 등은 안간힘을 쓰며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 의료현장 이탈에 의대교수 진료 축소까지 겹치면서 일부 병원들은 외래 진료를 축소하고 있다.
의료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외래 진료, 수술 등을 담당하는 교수들의 육체적·정신적 피로도가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지역 병원에서 먼저 진료를 단축하고 있다. 충북대학교 의과대학·충북대학교병원 교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현 의료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매주 금요일 충북대학교병원의 외래 진료를 휴진키로 했다. 계명대 의과대학 교수들은 오는 13일부터 체력적 한계 등을 위주로 토요일 진료를 하지 않기로 했다.
또 다른 일부 병원들은 신규 환자를 받는 데 제한이 있어 기존에 내원하던 환자들 위주로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병원들은 비상경영제체 전환 등을 통해 의료 공백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 2일 서울대병원은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공지했고, 이날 기준 서울아산병원은 일반병동 56개 중 9개를 폐쇄, 서울성모병원은 일반병동 19개 중 2개 병동을 비웠다.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경희의료원 산하 경희대병원·강동경희대병원 등은 무급 휴가를 시행했거나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환자 단체는 의대교수들의 진료 단축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사단법인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KORD)는 지난달 31일 주요 진료기관인 빅5 병원장들에게 보낸 호소문에서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들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생명이 위험해지거나 합병증과 2차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며 "병원장들에게 의사들을 붙잡아 달라고,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질환의 특성상 동일 질환의 환자 수가 적기 때문에 1차 또는 2차 의료기관에서는 가벼운 증상 치료나 처치조차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아 환자 대부분은 희귀 질환 진료 경험이 많은 빅5 병원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희귀 질환 진료 교수들이 자리를 떠나지 않도록 붙잡아 주고, 전공의들이 환자 곁으로 돌아오도록 설득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진료 제한 메시지를 표출하는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소폭 증가하고 있는 것과 관련, 정부가 응급진료 역량을 모니터링하고 비상 진료체계를 계속 강화하기로 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정부는 중증·응급환자가 골든타임 내 적정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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