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수직적 당정 관계' 변화 목소리 커지나
안철수·나경원·유승민 등 쓴소리 이어져
계파 갈등 불거질 수도…비주류 선택 주목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찬에 앞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환담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1.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4·10 총선은 윤석열 정권에 대한 국민의 중간평가라는 게 중론이었고, 결과적으로 낙제점을 받았다. 당내에서 당정 관계 변화에 대한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용산 대통령실의 눈치를 보는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 관계로 전환하고, 당이 이슈를 주도해 정부를 견인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당 지도부 체제와 관련된 메시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윤 원내대표가 당 대표 대행 역할을 맡아 5월 임시국회와 전당대회 준비 등 주요 현안에서 키를 쥐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용산을 향한 자성의 목소리가 당 내에서 나올지도 관심이다. 이번 총선 참패의 중심에는 '정권 심판론'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원인으로는 혁신 없는 공천과 한동훈 원톱 한계론 등이 거론되지만, 이 사안들에서도 대통령실이 자유로울 수는 없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일명 '대파 875원' 발언은 총선 정국을 흔드는 강력한 이슈였다. 사전투표장에는 대파를 들고 오는 유권자들이 있었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를 '정치적 행위'로 보고 제지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미 차기 당권주자들은 윤 대통령을 겨냥한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4선에 성공한 안철수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으 변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의에 "변해야 된다고 본다"고 답했다.
안 의원은 "정부에서 민심과 거리가 있는 정책을 발표를 할 때 당이 거기에 대해서 이건 아니다, 더 좋은 대안이 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을 허용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그런 건강한 건설적인 당정관계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집권여당의 앞날이 매우 위태롭다"며 "뼈를 깎는 성찰의 시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적었다.
유승민 전 의원도 SNS에 "윤 대통령께 호소한다. 남은 임기 3년은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정말 소중한 시간"이라며 "깊은 자기반성 위에 국정 전반을 쇄신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 비윤계 의원은 통화에서 "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용산 리스크가 상수인 상황에서 그나마 한 위원장이니까 이 정도로 버틴 게 아닌가 싶은 정도"라며 "용산의 변화가 없다면 남은 3년은 기대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거센 당정관계 개선에 대한 요구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당내 계파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당정 관계 개선 요구가 있을 것은 너무나 당연한 얘기"라며 "다음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바뀌어야 하고, 그 출발은 윤 대통령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친윤 그룹은 윤 대통령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지만, 차기 대선 후보를 빨리 찾아서 그 사람을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세력도 있을 것"이라며 "비윤계가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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