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수업 재개 불가' 의대 최소 4곳…학사파행 장기화
현재까지 수업 진행 못했던 의대 14곳
의대생 수업거부 지속…예과1도 동참
수업 재개한 대학도 "학생들 안 나와"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지난달 13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의 텅 빈 강의실 모습. 2024.03.13. [email protected]
28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5일 기준 수업을 재개하지 못했던 의대는 총 14곳이었다. 전국 의대 40곳 중 26곳(65%)만 중단됐던 수업을 다시 시작했다.
이 중에서 오는 29일 수업을 재개한다고 밝힌 의대는 성균관대·고신대·전남대·울산대·건국대 분교 5곳이다. 이틀 뒤인 다음 달 1일엔 중앙대 의대가 수업을 다시 열 계획이다.
반면 인하대는 다음 달 13일로 수업 재개 시점을 미뤘고, 건양대·가톨릭관동대·순천향대 등은 재개 시점을 결정하지 못했다.
지난 8일 교육부는 4월 넷째주(4월22~28일)까지 순천향대·인하대·중앙대 의대 3곳을 제외한 나머지 37곳(93%)에서 수업을 재개한다고 밝혔지만 당초 예상보다 11곳이 줄었다.
지난 22일에는 정례브리핑을 통해 "21일 기준으로 23개 대학이 (의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나머지(17개)는 5주차(4월29일~5월5일)에 개강 재개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선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지난 8일 기준 교육부에 4월 셋째주(4월15일~21일)부터 수업을 시작하겠다고 보고했던 건국대 분교와 성균관대는 수업 시작 시점을 오는 29일로 연기했다.
지난 15일에 수업을 시작할 예정이었던 가톨릭관동대도 재개를 또 한 차례 미뤘다. 재개 시점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으며 주말에 회의를 열어 다시 논의한다.
4월 마지막주(4월29일~5월5일)에 수업 재개 계획을 밝힌 대학들도 재차 연기를 결정했다. 인하대는 당초 오는 29일에 수업을 시작하기로 했지만, 다음 달 13일로 미뤘다.
교육부가 지난 8일 발표했을 당시에도 수업 재개 시점을 잡지 못한 순천향대는 아직까지 재개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지난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열린 전국 대학총장 상대 대입전형 시행계획 등 금지 가처분소송 관련 기자회견에서 의대협 학생들이 의대 증원 관련 백지화 촉구 피켓을 들고 있다. 2024.04.22. [email protected]
하지만 '수업 재개' 대학 중에서도 교양만 열고 전공은 중단하거나 실습수업은 열지 않는 등 부분적으로 개강한 대학들이 상당수라 학사일정이 완전하게 정상화됐다고 보긴 어렵다.
최근 들어서는 예과 1학년 학생들마저 교양 수업에 불참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대학가에 따르면 교육부의 한양대 의대생 수사 의뢰 이후 의대생들의 단일대오가 더욱 강해지면서 예과 1학년생들도 수업 거부에 나서고 있다.
지난 19일 교육부는 수업에 참여하면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하고 족보를 공유해주지 않겠다는 등 다른 학생에게 휴학을 강요한 한양대 의대생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예과 1학년 학생들의 단체행동이 가시화하면서 본과 수업만 닫고 교양 과목은 열어놨던 대학들 일부는 교양수업을 중단하고 있다.
한 비수도권 대학 관계자는 "예과생들은 휴학이 안 되기 때문에 수업을 하고 있다가, 최근에 전국적으로 거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서 지난주부터 수업을 중단한 상태"라며 "수업 결손에 대해 어떻게 보강할지에 대해서는 인문대, 자연대, 의대가 함께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비수도권 대학 관계자는 "교양 같은 경우 출석하는 학생들이 있었는데, 최근에 예과생들이 수업 취소도 많이 했고 수업을 안 들어오는 걸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경북대에 따르면 정상적으로 수업에 참여 중이던 예과 1학년생들은 최근 집단행동을 결의하면서 지난주 예정된 중간고사를 치르지 않았다고 한다.
수업을 연 대학들도 참여 학생이 소수에 불과해 '진행이 무의미하다'고 토로한다.
한 대학가 관계자는 "수업을 듣는 학생과 듣지 않는 학생 간 갈등이 우려돼 공식적으로 출결 체크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25일 수업을 시작한 충남대 의대는 출석율이 저조해 원격 수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충남대 관계자는 "수업을 시작했지만 지금 (수업에) 안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 안 들어오면 소위 말하는 유급 상황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원격 수업으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확정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년에 정원이 늘어나는 32개 의대에 2025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최대 50%까지 감축해 선발하도록 허용하면서 의대생들의 복귀를 기대했던 것과 달리, 의대생들은 '요지부동'인 모습이다.
한 비수도권 대학 총장은 "의대 모집인원을 조정하는 건 어려운 게 아니다"며 "정원 조정을 통해서 학생들이 돌아오는 것이 중요한데, 현재 의대학장을 중심으로 설득 중이지만 쉽지는 않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유급이 되면 제적이 되는 인원이 있어 수업은 조만간 시작해야 한다"며 "계속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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