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 교란시 선박·항공기 항법 장치 오작동 피해…택시·배달 앱도 마비?
북, GPS 전파 교란 공격…다행히 큰 피해 無
GPS 교란 공격 시 선박·항공기 GPS 수신 오류로 이탈 가능성
내비·위치 기반 앱 등 도심 이용자 피해는 없어
출력 강도·각도 등의 영향으로 사실상 도심 방해 불가능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7일 조선동해상에서 진행된 새로운 자치유도항법체계를 도입한 전술탄도미사일 시험사격을 참관했다고 18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4.05.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그동안 북한 GPS 전파 교란 공격 사례를 보면 선박, 항공기 등의 GPS 장치에 영향은 있었으나 서울 도심에서까지의 영향은 크게 없었다. 교란 신호가 수도권 도심까지 오는데 산간 지형이 많아 소멸될 가능성이 크고 신호가 오더라도 차량, 선박, 항공기 등 주요 이동수단은 GPS 외에도 다른 항법장치로 위치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30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이어 이날 오전 7시50분께에도 서해 지역에서 GPS 전파 교란 공격을 벌였다. 우리 군은 북한 GPS 교란 대비 탐지 체계를 운용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등 유관기관과 실시간 정보를 공유해 대응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아직까지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우리 정부는 북한 GPS 전파 교란에 추가 피해 발생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북한의 GPS 전파 교란 공격 때는 180여개의 이동통신 기지국에 시간정보 수신 장애를 일으키면서 휴대전화 시계 오류로 일부 경인지역 통화 품질이 저하되는 일이 있었다.
2016년에는 선박 항해 장비인 GPS 플로터가 오랜 시간 작동하지 않아 서해 어선 300여척이 조업을 포기하고 회항하는 일도 있었다.
이날도 GPS 전파 교란 공격에 서해 NLL 인근 일대에서 작업하던 어민들이 조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국제 상선망 작동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 등 도시에서의 전파 교란 영향은 크게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내비게이션 앱 운영사인 티맵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 등도 현재까지 이번 GPS 교란과 관련한 앱 이용 피해 신고 접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권현구 기자 = 북한의 GPS 신호교란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 어업정보통신본부 상황실 어선안전관리시스템에 GPS 교란 전파 발사 추정지와 영향권이 표시되고 있다. 2016.04.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러한 배경에는 이번 교란 공격 신호 출력세기가 서울 도심 한가운데까지 올 정도로 강하지 않았고 출력이 강하더라도 신호 송신각도 또한 산악지대 등에 가려 제한을 받기 때문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부 교수는 "(전파 교란 신호를) 북방한계선 인근에서 쐈을텐데 무지향성으로 쏘고 신호 반경도 작기 때문에 우리 피해는 적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민간에 피해를 주려는 것보다는 정치적 도발·시위에 가까웠다는 뜻이다.
이뿐만 아니라 차량, 선박, 항공기 등 주요 이동수단은 GPS 외에도 다른 항법 장치를 쓰고 있기 때문에 GPS 교란이 발생했다 해서 모든 이동수단이 피해를 입지 않는다.
항공기는 GPS가 작동하지 않아도 관성 변화로 이동거리를 산출하는 관성항법장치(INS), 지상송신국 전파로 위치를 파악하는 '전 방향 무선표지 장치' 등으로 대비할 수 있다. 선박의 경우 레이더, 전자해도 등 다른 항해 장비가 있어 여객선 운영에는 이번 공격에도 큰 문제 없었다.
차량 내비게이션의 경우도 GPS와 함께 블루투스, LTE 신호 기반 정밀 위치 측위 등 다른 기술로 차량 위치를 예측할 수 있다. 티맵, 카카오T 등이 GPS에 잡히지 않는 터널에 차량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것도 해당 터널을 통과하는 차량 평균 속도와 시간 등으로 예측하는 '맵매칭' 기술 덕분에 가능했다.
한반도 지형 특징도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북한에서 쏜 GPS 방해 전파가 서울까지 오는 데 많은 산악 지형이 있는 만큼 피해가 있더라도 항공기, NLL 근처 해상 등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전파 교란에 따른 혼신 발생 시 정부와 통신 관련 기업이 즉각 대응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한 영향도 있다. 과기정통부가 혼신 발생 사실 확인 시 국토부·해수부 등 관계부처에 즉각 전달한다.
국토부는 항공 보안·위험 정보를 발행해 항공종사자와 공유하고 해수부는 어선 안전조업지도를 강화한다. 이동통신사는 기지국 GPS 혼신 전파 차폐시설, 항 재밍 안테나 등의 정상 작동 여부를 점검하고 장애가 발생한 안테나 설치 위치를 임시로 변경하는 등의 조치를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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