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전속결·파상공세 민주…'입법 독주·막말 논란' 우려도
윤 거부권 '방송3법' 과방위 통과…법안심사소위 구성 없이 단독 처리
이재명 "검찰 애완견" 양문석 "기레기 발작증세" 설화 리스크도 커져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4.06.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법제사법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 위원장을 가져간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상임위별로 회의를 소집해 쟁점 법안을 입법화하기 위한 속도전에 나서고 있다. 또 입법 공세 분위기와 맞물려 민주당의 여당 비판도 거칠어지고 있다. 하지만 거대 야당의 거침 없는 행보에 역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주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한 민주당은 이미 상임위 완전가동에 들어갔다. 18일에도 야권 단독으로 보건복지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법안 심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전날에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여당의 불참 속에서 야당 단독으로 방송3법과 방통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방송3법은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재표결에서 부결됐던 법안으로 공영방송 지배 구조의 개선을 골자로 한다. 방통위법 개정안은 방통위 의결 정족수를 4명으로 늘리는 내용이다.
민주당 소속의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여당의 국회 출석 거부로 법안소위를 구성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법안심사소위원회 단계를 생략하고 전체회의에 올려 곧바로 의결했다.
이러한 속전속결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법안을 신속하게 본회의까지 올려서 처리한다고 해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사용할 게 자명해 보인다"며 "위원장은 이 법안이 빠르게 올라가는 것보다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최대한 낮은 형태로 협상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른 상임위도 여당 불참 속에 민주당 주도로 공세가 이어졌다. 대통령실을 담당하는 운영위원회를 비롯해 교육위와 문체위는 여당 없이 야당 단독으로 회의를 열어 간사 선임 건을 의결했다. 국토위는 장관·기관장 불출석에 대응해 25일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대책 관련 청문회를 열기로 했고, 복지위는 의료 파업과 관련해 환자 단체 간담회를 진행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상임위 구성과 관련해 "6월 임시국회 일정을 지키도록 하겠다"고 선포함에 따라 야당 주도의 법안들은 조만간 줄줄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치 정국에 일부 발언은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칭한 것을 두둔하며 "기레기(기자+쓰레기) 발작 증세"라고 거칠게 반응한 양문석 의원은 전날 문체위 회의에서도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양 의원은 "윤석열 검사독재정권과 일부 정치검사, 조선일보가 저는 대한민국 3대 악의축이라고 생각한다"며 "악의 축의 한 축을 허물기 위해 문체위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짜 뉴스를 통해 기레기 논쟁을 막말과 망언으로 몰아치고 있다"며 "(기레기와 관련) 명확하게 범위를 좁혀놨는데 언론들이 여기에 상당히 발작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 지적을 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출석하면서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연루 의혹을 두고 '희대의 조작 사건'이라며 "(언론이) 진실을 보도하기는커녕 마치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 열심히 왜곡·조작하고 있다"고 말해 '언론 폄훼' 논란이 일었다.
이후 양 의원이 비판 공세에 가담하며 논란을 더욱 키웠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게시판을 통해 "'검찰의 애완견'이라는 표현은 애완견에 대한 모독"이라며 "앞으로 그냥 기레기라고 하면 좋을 것"이라고 조롱했다. 또 "애완견이라고 높여줘도 똥오줌 못 가리고 그냥 발작 증세를 일으킨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이 대표와 양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가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여야 의원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국회 윤리위 제소에는 최소 20명 이상의 의원이 동의해야 하지만 개혁신당 소속 의원은 3명이다.
논란이 이어지자 이 대표는 전날 "검찰의 애완견" 발언에 대해 "일부 언론의 실재하는 애완견, 경비견 행태를 지적한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대다수 언론인들이 감시견의 책무로서 진실과 정의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은 잘 안다"며 "일부 언론의 문제임을 더 선명하게 표현하지 못해 언론 전체 비판으로 오해하게 됐다면 저의 부족함 탓이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부 의원의 과격한 발언이 막말 논란에 기름을 붓고 거대 야당의 독주·오만 프레임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며 "당에서 별다른 주의 조치나 메시지도 없어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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