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너지, ㈜한화 주식 공개매수…"승계 작업 본격화"

한화에너지, ㈜한화 주식 1800억원어치 매수

승계 작업 포석…지분 확대로 그룹 내 지배력 ↑

[사진=뉴시스] 지난달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한화그룹의 탈탄소 비전에 대해 알리고 있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한화그룹 제공) 2024.02.19 [e-mail]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한화에너지가 그룹 지주사인 ㈜한화의 주식 1800억원어치를 장내에서 사들이기로 했다. 한화에너지 특성상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만큼 승계 작업과 관련이 깊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화에너지는 지난 4일 열린 이사회를 통해 ㈜한화 보통주 600만주(지분율 8% 상당)를 기존 주주들로부터 공개매수하기로 결정했다고 5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한화에너지는 이날부터 24일까지 20일간 한화 보통주 최대 600만주(지분율 8.0%)를 매수한다.

예정대로 주식 매수가 이뤄지면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은 9.70%에서 17.7%(보통주 총 1327만 2546주)로 높아진다. 매수 가격은 최근 1개월 평균 대비 12.9%, 전일 종가 대비 7.7% 할증한 3만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 9.7%를 보유한 대주주로서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 지분 확대를 통해 한화그룹 전반의 지배구조 안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고 대주주로서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양사간 사업적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재계는 한화에너지가 한화그룹의 삼형제가 지분을 100% 보유한 회사인 만큼 이번 지분 매입이 사실상 승계 작업을 위한 포석이라고 본다. 이번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 확대로 삼형제가 승계 핵심인 지주사의 지배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에너지 지분은 김동관 부회장이 50%로 최대주주이며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이 각각 25%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 확대를 통해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화그룹의 승계작업이 보다 속도를 낼 수 있는 구조다.

실제로 한화그룹은 최근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등 계열사의 정리 작업에 나서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은 방산·에너지·우주항공 등 그룹의 핵심사업을 맡고 둘째인 김동원 사장은 금융부문을, 막내인 김동선 부사장은 유통부문을 각각 맡는 승계구도가 확립됐다.

지난 4월에는 흩어져 있던 해상풍력, 태양광 사업을 모으고 2차전지 장비 자회사를 신설하는 등 그룹 내 유사 사업을 통합하는 사업구조를 재편하기도 했다. 이는 김동관 부회장이 이끄는 사업 부문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란 해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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