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속조조절 나선 은행권…우리銀, 주담대 금리↑
우리은행, 주담대·전세대 금리 0.1%p 올려
가계대출 관리 차원…금융채는 하락세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주요 시중은행이 대출금리를 인상하며 관리에 나섰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 이어 우리은행도 주담대 금리를 상향 조정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12일부터 5년 변동 주기형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1%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의 대면 및 비대면 5년 변동 주기형 아파트 담보 주담대와 2년 고정형 전세대출 상품의 금리를 0.1%포인트씩 올린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 차원에서 금리를 인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출금리가 하락하고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은행권은 가산금리 조정으로 대출금리를 올리면서 관리에 나서는 분위기다. 앞서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도 주담대 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하나은행은 가계 주담대의 감면금리 폭을 1일부터 최대 0.20%포인트 조정했다. 감면금리 폭을 축소했다는 것은 그만큼 대출금리를 올렸다는 의미다. 국민은행은 3일부터 주담대 혼합형(고정형)과 변동형 금리를 0.13%포인트 인상했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빨라지는 추세다. 대출금리가 하락하고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도입이 연기되면서 대출 문턱이 낮아진 영향이다. 주담대 금리 하단은 2%대를 나타내고 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4일 기준 710조7558억원으로 지난달 말 708조5723억원에서 나흘 만에 2조1835억원이 늘었다. 주담대는 나흘 만에 8000억원 이상 불어났다. 4일 기준 잔액은 552조9913억원으로 지난달 말 552조1526억원에서 8387억원 증가했다.
지난달에는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5조3415억원 급증하면서 2021년 7월(6조2009억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바 있다.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에만 5조8467억원 늘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권을 향해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일 임원회의에서 "성급한 금리인하 기대와 국지적 주택가격 반등에 편승한 무리한 대출 확대는 안정화되던 가계부채 문제를 다시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15일부터 은행권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에 나선다.
다만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가산금리를 올려도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어 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 수요 억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담대 고정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은 8일 3.392%에 마감했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일주일 만에 0.1%포인트, 두 달 전보다 0.5%포인트가량 떨어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권이 가산금리를 올려도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인상 효과가 거의 없다"면서 "시장의 흐름을 거스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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