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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인류의 친구?…사람 감정도 정확히 읽는 개[사이언스 PICK]

등록 2024.07.20 09:00:00수정 2024.07.20 09: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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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함께 해온 반려동물·가축…울음·콧노래 소리 반응 비교

개는 주인 울음 소리에 스트레스 받아…돼지는 부정 감정 구분X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16일 대구 달서구 장동에 조성된 반려견 놀이터에서 강아지들이 뛰놀고 있다. 2024.01.16.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16일 대구 달서구 장동에 조성된 반려견 놀이터에서 강아지들이 뛰놀고 있다. 2024.01.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개가 인간과 함께 해온 수많은 가축 동물들 중에서도 인간의 감정을 가장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개가 인간의 감정을 인지·공유하는 이른바 '감정 전염' 현상까지도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학계에 따르면 헝가리 외트뵈시 로란드 대학교 연구진은 개가 고통·슬픔 등 인간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선천적 능력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를 통해 보고됐다.

일반적으로 인간과 반려동물·가축은 상호적으로 서로의 감정 상태에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가축화된 돼지가 야생 멧돼지보다 인간의 소리에 더 강하게 반응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말 또한 인간의 웃음보다는 울음소리에 더 오래 귀를 귀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간과 오랫동안 함께 해온 동물들이 단순히 인간의 '이상한 소리'에 반응하는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인간의 감정 상태를 해석하고 이에 대해 반응하는 감정 전염 능력을 갖고 있는지는 그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동물은 자신과 같은 종(種)의 감정만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 따르면 개는 마치 같은 개의 감정을 인지하듯이 자기 주인을 비롯한 주변 인간들의 감정을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개의 감정 전염 능력이 모든 가축이 이해할 수 있는 보편적 감정 신호에 기반한 것인지, 아니면 개를 비롯한 일부 반려동물에만 특화된 것인지에 주목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반려견과 반려돼지가 각자 자기 주인의 소리에 어떤 스트레스 반응을 보이는지 비교했다.

돼지는 개와 비슷하게 역사적으로 아주 오랜 기간 인간과 함께 해온 동물이고, 지능 또한 뛰어나다. 차이점은 개는 주로 반려동물로서 함께 해왔고, 돼지는 대부분의 역사에서 가축으로 길러졌다는 것이다. 감정 전염이 단순히 인간과의 근접성으로 학습될 수 있다면 반려견과 반려 돼지는 유사한 반응을 보여야 한다.

연구진은 개 혹은 돼지를 기르고 있는 전세계 반려인들을 모아 자신의 반려동물에게 울음 소리와 허밍(콧노래) 소리를 각각 들려주도록 했다. 이어 각각의 소리에 대해 개와 돼지의 스트레스 행동을 기록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개는 일반적으로 낑낑거리거나 하품과 같은 행동을 하고, 돼지는 귀가 빠르게 움직이게 된다.

연구 결과 개는 허밍 소리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주인의 울음 소리가 났을 때는 명확한 스트레스 반응을 보였다. 반면 돼지는 울음 소리에도 약간의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허밍 소리에 더 큰 스트레스 반응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두고 연구진은 돼지가 울음 소리를 부정적 감정으로 해석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허밍 소리의 경우에는 돼지에게 어떻게 처리할 지 할 수 없는 '아주 이상한' 소리로 인식돼 더 많은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연구 결과에 대해 똑같이 인간과 오랜 역사를 함께 해왔더라도 가축에 비해 반려동물이 인간과 더 강한 감정 전염 능력을 가질 수 있다는 방증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연구진은 동물의 감정 능력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 결과가 돼지 등 가축이 감정 전염 능력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돼지도 개와 같은 능력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의 실험 결과는 가축의 감정 전염 능력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반려동물인 개가 얼마나 뛰어난지 확인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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