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댐 발표에 환경단체들 반발…"생물 다양성 붕괴"(종합)
"기후위기 시대 역행하는 정책"
"충분한 숙의 없이 댐신설 강행"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지난 2022년 8월24일 오전 대구 중구 대구시청 맞은편에서 수돗물 안전과 낙동강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한 대구공동대책위원회가 ‘대구 수돗물 안전 대책 촉구, 대구 취수원 안동댐 이전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8.24. [email protected]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환경부의 발표 어디에도 환경 파괴를 우려하거나 대안을 제시하는 내용은 없다"며 "홍수 방어, 용수 공급, 기후위기의 근원적 대응 또한 모두 근거도 빈약할뿐더러 효과성마저 떨어져 보인다"고 했다.
단체는 댐 건설이 하천 생태계를 비롯한 환경 파괴를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체는 "환경부의 계획에 포함된 수입천댐의 상류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열목어의 국내 최대 서식지"라며 "수입천댐이 지어질 경우 수몰돼 서식처를 온전히 유지하기 어려울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했다.
또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는 오래된 댐을 허물어 자연기반해법을 도입하고 투자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비구조적 대책에 집중하는 홍수 대응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환경부가 댐 신설 배경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수해를 꼽은 데 대해서는 "최근 발생한 대부분의 수해 피해 사례는 제방의 관리 부실과 과도한 하천 공간 활용, 내수 배제 불량이 원인이었다"고 짚었다.
단체는 "신규 댐의 총저수용량을 보더라도 홍수 방어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하루 약 200㎜ 강우 수용 수준의 홍수 방어용 댐은 기후위기 시대에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고 했다.
정부의 댐 신설이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숙의 없이 추진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종원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 팀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주관하고 생명의 가치를 대변하는 부처인 환경부가 댐 신설이 최선의 정책인지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숙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녹색연합은 "이번 발표는 기후위기 대응과 적응을 핑계로 4대강 사업을 정당화하고 이를 중심에 둔 물 관리 정책으로 회귀하겠다는 선언"이라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은 "생물다양성을 훼손하고 하천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방해해 장기적으로 자연환경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이런 부정적인 변화의 후과는 미래세대가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홍수 조절을 위해서 직강화돼 있는 하천 복원을 포함해 습지 조성, 저류지 확충 등 물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회복시키는 것이 선진국들에서 시행하는 통상적인 시책"이라며 "그런데도 댐 건설을 선언하면서 다시금 가뭄과 홍수를 들고 나온 것은 4대강 사업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라고 했다.
단체는 "댐을 만들면서 소요되는 예산은 막대하지만 그 비용 대비 효과는 매우 제한적"이라며 "특히 기후위기 시대 극한 기후현상은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에 환경부가 정한 댐의 용량과 위치가 적절하게 작용하지 못할 가능성은 매우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총장은 "최근 기후변화로 계획이나 예측을 벗어나는 형태로 국지성 호우가 강하게 내리게 되면서 댐 자체가 홍수 위험을 키울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환경부는 신규 댐 후보지 14곳을 공개했다.
최종 후보지로 추려진 곳은 경북 청도 운문천(용수전용·660만t), 경북 김천 감천(홍수조절·1600만t), 전남 화순 동복천(용수전용·3100만t), 전남 순천 옥천(홍수조절·230만t), 전남 강진 병영천(홍수조절·190만t), 경남 거제 고현천(홍수조절·80만t), 경남 의령 가례천(홍수조절·490만t), 강원 양구 수입천(다목적·1억t), 강원 삼척 산기천(용수전용·100만t), 경기 연천 아미천(다목적·4500만t), 충남 청양 지천(다목적·5900만t), 충북 단양 단양천(용수전용·2600만t), 울산 울주군 회야강(홍수조절·2200만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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