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세토 부활 주도하는 오세훈 "中 늑대외교 탈피해 해빙무드"
1995년 베세토 협력 시작…'99년 중단
"정치가 시민들의 생각과 상당히 괴리"
尹-한동훈 독대 소식에 "원활 협의 기대"
"당정 관계 계속해서 순항하길 바란다"
[베이징(중국)=뉴시스]오세훈 서울시장이 7월 31일 저녁 중국 베이징에서 출장 동행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있다. 2024.08.05. (사진=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시 인민정부청사에서 인융(殷勇) 베이징시장과 만나 한중일 3국 수도 간 협력 복원을 제안한 오 시장은 이튿날 베이징 현지에서 출장 동행 기자간담회를 열고 베세토 복원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제가 10년 전에 시장직을 수행할 때는 베세토라는 말이 굉장히 자연스러웠다"며 "서울과 북경과 동경이 번갈아가면서 만나기도 하고 셔틀 외교가 자연스럽게 이뤄졌었는데 지금은 훨씬 어렵다"고 언급했다.
베이징과 서울, 도쿄를 뜻하는 베세토는 1995년 처음 등장했다. 1995년 3월 최병렬 서울시장, 이기담 베이징 시장, 스즈키 슈니치 도쿄도지사가 베세토 협력에 관한 합의각서에 서명했다. 합의각서에는 21세기를 맞아 3개 도시 공동 번영을 위해 행정은 물론, 경제, 사회, 문화, 체육 등 교류와 협력을 적극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청소년 배구대회와 미술전 등 문화·체육 분야 교류가 16회에 걸쳐 추진됐지만 1999년 이후부터는 베세토 시장회의가 중단되고 민간 차원 교류만 이어졌다.
오 시장은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한중일 관계가 악화됐다고 봤다. 그는 "한중 관계가 사드 이후에 많이 어려워졌었고 한일 관계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직전까지는 굉장히 적대적인 그런 관계였고 중일 관계 역시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한중일 국민은 가까워졌지만 각국 정부가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오 시장은 지적했다. 그는 "정치가 오히려 시민들의 생각과는 상당히 괴리돼 있는 것"이라며 "중국이나 일본의 젊은이들은 한류에 굉장히 호감을 가지고 호감을 넘어서서 애정까지 느끼는 단계인 것은 분명한데 정부가 쫓아가지 못하는 지체 현상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게 솔직한 평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베세토가 3국 정부 간 관계 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나라와 나라 간의 관계는 늘 부침이 있지만 지자체장 입장에서는 꾸준히 튼튼한 뿌리가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 된다"고 언급했다.
중국도 동북아 외교 정책에 있어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게 오 시장의 분석이다. 싱하이밍 전 주한중국대사의 귀임 역시 한중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그는 "일본과의 관계는 이미 잘 복원이 된 상태고 중국도 이른바 늑대(전사) 외교를 조금 탈피해서 최근에 해빙무드"라며 "한국 국민들 입장에서는 조금 불쾌하게 느꼈던 대사가 중국으로 돌아갔다.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아주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제안을 한 것 아닌가 저 나름대로는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중국)=뉴시스]오세훈 서울시장이 7월 31일 저녁 중국 베이징에서 출장 동행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4.08.05. (사진=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나아가 오 시장은 인융 시장이 베세토 복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인융 시장이 굉장히 온화하고 굉장히 명철하고 이곳 중국 중앙정치에서도 상당히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커리어 관리를 하고 있는 분"이라며 "아마 지자체 차원의 외교이기는 하지만 미래를 봐서도 투자를 할 만한 그런 위치에 있는 분이기 때문에 더더군다나 기대가 좀 생겼다"고 언급했다.
오 시장은 다음달 전문가 자문을 거쳐서 10월 실무 논의를 제안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3개 도시 간 '새로운 미래를 위한 관계' 선언을 도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를 통해 내년 하반기에는 실질적인 협력까지 이끌어내겠다는 게 오 시장의 구상이다.
이 밖에 오 시장은 다른 현안에 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신임 국민의힘 당대표가 독대를 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새로운 지도체제가 출범한 이후에 당연한 수순으로 있어야 되는 일들이 지금 차근차근 진행이 되고 있다"며 "어느 정당이든 새로운 당 대표가 선출이 되면 당 대표와 정기적으로도 만남을 가지는 게 사실은 대통령과 대표의 관계"라고 짚었다.
이어 "아마 당정 협의가 훨씬 더 원활하게 되지 않을까. 행정적인 어떤 필요에 의해서라도 대통령께서도 그 필요성을 아마 느끼셨을 것 같다"며 "한동훈 신임 대표의 경우에도 당연히 당정 협의가 있어야 당이 목표로 하는 어떤 개혁이나 대시민 대국민 변화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변화의 모습을 하나하나 실행해 나가는 데 있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당정의 관계는 이인삼각 관계라고 생각한다. 호흡이 잘 맞지 않으면 넘어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께 갈 수밖에 없는 이인삼각 관계"라며 "이인삼각 관계의 어떤 첫걸음이 이번 독대로부터 시작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 아무쪼록 당정 관계가 계속해서 순항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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