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5명, 여름휴가 포기·보류…"휴가비 부담"
1000명 설문…여름휴가 '있다' 48.5%, '없다·미정' 51.5%
연차삭감 강제휴가·휴가 중 근무강요…"입법적 보완 필요"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휴가철인 4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이 기차를 타려는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4.08.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직장인 10명 중 5명이 돈 때문에 여름휴가를 포기하거나 보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가 직장갑질119 의뢰로 지난 5월31일부터 6월10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2024년 여름휴가 계획' 조사에서 직장인 51.5%가 '여름휴가를 포기하거나 보류했다'고 대답했다.
먼저 직장인들에게 2024년 여름휴가 계획이 있는지 물어본 결과, '계획이 있다' 응답은 48.5%, '계획이 없다'는 20.4%,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보류)는 31.1%로 나타났다.
여름휴가를 포기했다는 응답은 비정규직(30%), 비사무직(28.8%), 5인 미만(28.9%), 일반사원(29.5%), 임금 150만원 미만(30.1%), 비조합원(21.2%)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여름휴가 포기 및 보류의 이유를 물어본 결과, '휴가 비용이 부담돼서'가 56.5%를 차지했다. 그 외에는 '유급 연차휴가가 없거나 부족해서'(12.2%), '휴가 사용 후 밀려있을 업무가 부담돼서'(10.9%), '휴가를 사용하려니 눈치가 보여서'(7.8%) 등의 응답 순으로 집계됐다.
응답자 특성별로 살펴보면 '휴가비용이 부담돼서 휴가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정규직(51.8%)보다 비정규직(61.9%), 상위 관리자(50%)보다 일반사원(61.2%)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유급 연차 휴가가 없거나 부족해서 휴가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비정규직(17.2%), 비조합원(12.9%), 비사무직(16.3%), 5인 미만(17.3%), 일반사원(18.1%) 등에서 높았다.
'휴가 이후 업무가 밀릴 것이 부담돼 휴가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정규직(15.2%), 사무직(16.4%), 상위관리자(33.3%) 등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휴가 사용 자체가 눈치가 보여서 휴가를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공공기관(15.7%)에서 유독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300인 이상(3.8%)의 약 4배, 5인 미만(6.4%)의 약 2.5배에 달한다.
여름휴가 계획이 있는 응답자에게 휴가 예정 기간(주말 포함)을 물어본 결과, '3~5일'일 60.6%로 가장 많았고 '6~7일'이 24.3%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비정규직(14.9%)과 5인 미만(15.7%)의 경우, 주말 포함 '1~2일'만 쉰다는 응답이 정규직(3.4%), 300인 이상(5.5%)보다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외에도 개인 연차를 사용해 여름휴가를 신청했음에도 사용자가 이를 아무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업무량이 많다는 이유로 휴가 기간에도 일을 하라고 강요하는 휴가 갑질 상황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도하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사업장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없음에도 사용자의 연차시기 변경권을 남용하거나, 사업주의 여름휴가 사용시기에 맞추어 강제로 연차를 소진하게 하는 등의 일이 매년 여름 휴가철마다 반복돼 벌어진다"며 "사실상 법으로 정해진 연차휴가마저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까지 5인미만 사업장과 플랫폼,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은 이러한 연차마저 없는 실정"이라며 "노동자의 휴식권 보장에 대한 인식개선과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을 위한 입법적 보완이 모두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31일부터 6월10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온라인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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