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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이태원 참사' 걱정? 물어보니…주중 "강남역", 주말 "홍대입구역"

등록 2024.08.23 09:23:52수정 2024.08.23 09:3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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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구원 서울시민 1천명에 온라인 조사

476명이 "인파사고 우려되는 경험 해 봐"

인파사고 1960년 이후 대략 10년마다 1회꼴

서울 강남역에서 많은 인파가 북적이고 있는 모습. 뉴시스DB.

서울 강남역에서 많은 인파가 북적이고 있는 모습. 뉴시스DB.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강남역과 홍대입구 등 인파가 몰리는 곳에서 이태원 참사와 같은 사망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연구원은 지난 5일 공개한 '다중운집 취약성 분석 기반 서울시 인파 안전관리 방안' 보고서를 통해 서울에서 지난 60여년간 인파 사고가 6건 발생했다. 1960년 이후 대략 10년마다 1회꼴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1960년 1월26일 설날 4000여명 귀성 인파가 서울역 승강장으로 몰리면서 빙판이 된 계단 위에 사람들이 넘어지고 깔렸다. 당시 31명이 숨지고 41명이 다쳤다.

1974년 9월28일 추석 귀성열차를 타려 용산역 계단에 몰린 승객들이 넘어지면서 4명이 사망하고 46명이 부상 당했다.

1992년 2월17일 미국 아이돌그룹 뉴키즈온더블록 내한 공연 때 관객 1만5000명이 공연 중 무대 쪽으로 몰리다 넘어지면서 1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

2000년 12월31일 보신각 타종 행사에 6만명이 물리면서 5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부상을 입었다.

2001년 1월5일 아이돌그룹 클릭비를 보러 쫓아가던 팬 1명이 뒤따르던 팬들에 밀려 압사했다.

2022년 10월29일 핼러윈 행사를 즐기던 사람들이 좁은 길에 몰리면서 151명이 숨지고 82명이 다친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다.

인구가 밀집한 서울에서 앞으로 인파 사고가 또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서울연구원이 실태 조사에 나섰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8월3일부터 16일까지 15~69세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한 결과 476명이 인파 사고가 우려되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었다. 인파사고 위험을 느꼈던 장소로는 축제·행사·집회가 79.2%, 유명인이 나오는 거리공연 등이 58.6%, 크리스마스나 핼러윈 등 자발적 다중운집 행사가 53.8% 등이었다.

주중 인파 사고 우려 지하철역을 묻자 강남역이라는 답이 21.9%로 가장 많았다. 신도림역이 14.9%, 홍대입구가 12.9%, 이태원역이 11.9%, 고속터미널역이 5.9% 순이었다.

주말 인파 사고 우려 지하철역을 묻자 홍대입구역이라고 답한 비율이 20.0%로 가장 높았다. 강남역이 17.3%, 이태원역이 10.1%, 고속터미널역이 7.5%, 광화문역이 6.5% 순이었다.

인파 사고가 우려되는 고궁이나 문화유산으로는 광화문과 덕수궁(41.6%)이 꼽혔다. 이어 보신각이 27.1%, 경복궁이 19.8%였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크리스마스 연휴인 지난해 12월23일 서울 홍대입구역에서 서울교통공사 지하철보안관이 인파 밀집 안전 관리를 하고 있는 모습. 2023.12.23.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크리스마스 연휴인 지난해 12월23일 서울 홍대입구역에서 서울교통공사 지하철보안관이 인파 밀집 안전 관리를 하고 있는 모습. 2023.12.23. [email protected]

관광 특구 중에서는 이태원이 우려된다는 답이 29.7%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강남이 22.0%, 홍대가 16.3%였다.

공원 중에서는 광화문광장이 우려된다는 응답 비율이 14.9%로 가장 높았다. 잠실종합운동장이 11.4%, 여의도한강공원이 11.0%였다.

인파 사고 우려 상권 중에서는 광장시장이라는 답이 10.9%로 가장 많았다. 이태원앤틱가구거리가 9.4%, 압구정로데오거리가 7.8%였다.

인구 밀집 지역 중에서는 강남역이 우려된다는 응답 비율이 16.5%로 가장 높았다. 이어 홍대입구역이 13.9%, 신도림역이 10.8%였다.

4m 미만 소로가 많은 구역 중에서는 용산구 해밀턴호텔 뒷골목이라는 답이 26.7%로 가장 많았다. 강남구 삼성역 일대가 7.5%, 중구 명동이 5.5% 순이었다.

기타 인파 사고 우려 지역으로는 명동역 일대 명동재미로 주변이라는 응답 비율이 22.6%로 가장 높았다. 이어 회현역 일대 남대문시장 주변이 18.9%,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일대 중앙아시아길 주변이 11.7%였다.

이 같은 다중 운집 취약 지역에서 재난이 발생하면 인명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신종 재난으로는 신종 감염병, 테러, 이상 동기 범죄, 무인항공기 사고, 자율주행차량 사고 등이 있다. 복합 재난으로는 극한 호우와 지진, 폭염, 대형 화재, 시설물 붕괴 등이 있다.

서울연구원은 "신종 재난에 대한 안전 대책은 서울시가 주관해 수립해야 하고 복합재난에 관한 대책은 자치구 주도로 작성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태원 참사 유족은 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부과된 변상금 1억8900만원 가운데 709만2000원을 20일 납부했다. 서울시는 공유재산법과 유족 측이 제출한 계획서에 따라 3년 안에 12회에 걸쳐 변상금을 모두 받을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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