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 3089억 횡령' 주범 아내 2심서 징역 1년으로 감형

남편 압색받자 수표 인출해 김치 사이에

1심, 징역 1년6개월 선고하고 법정 구속

주범인 남편, 1심서 징역 35년 선고

[서울=뉴시스] BNK경남은행 3089억원 횡령 사건의 주범 아내가 횡령금을 숨겨둔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항소심에서 1심보다 적은 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횡령 사건 주범 이씨로부터 압수한 금품. (사진=서울중앙지검 제공) 2023.09.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소헌 기자 = BNK경남은행 3089억원 횡령 사건의 주범 아내가 횡령금을 숨겨둔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항소심에서 1심보다 적은 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2부(부장판사 김용중·김지선·소병진)는 28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용모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용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바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당시 검찰로부터 계좌 등을 건드리지 말라고 들었고 남편 범행의 유래를 알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 상황에서 범죄수익 은닉까지 나아간 죄책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 사건 범죄수익이 환수됐고 관련자들의 사건 선고 결과를 종합해 보면 원심 형은 너무 무겁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앞서 용씨의 남편 이모씨는 경남은행에서 투자금융 관련 부서에서 근무하며 지난 2014년 11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출금전표 등을 20차례에 걸쳐 위조·행사하는 방법으로 관련 자금 2286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이보다 앞선 2008년 7월부터 2018년 9월까지 같은 방법으로 803억원의 자금을 빼돌린 것으로도 조사됐다. 최초 기소 당시 이씨의 횡령액은 1437억원이었지만, 검찰 수사 결과 횡령액이 추가로 확인된 것이다.

이로써 이씨의 횡령액은 총 308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215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조사된 오스템임플란트 사건보다 크게 웃도는 액수로, 단일 횡령액 사상 가장 큰 규모로 전해졌다.

용씨는 이씨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지자, 횡령금 약 4억원을 다른 계좌로 이체한 뒤 현금으로 인출하거나, 수표로 바꿔 비닐백에 포장해 김치통 내 김치 사이에 숨겨둔 혐의를 받는다. 용씨는 지난 4월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같은 법원 다른 재판부는 횡령 주범인 이씨에게 지난 9일 1심에서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159억여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이씨와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모두 항소한 상태다.

한편 이씨를 도와 자금을 세탁하는 등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따로 재판에 넘겨진 그의 가족과 지인 등도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돼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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