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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친일인사 공직임명방지' 특별법 당론 발의…과잉 입법 논란

등록 2024.08.28 17:59:41수정 2024.08.28 21:3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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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김구 선생 증손자 김용만 의원 대표발의

친일 정당화·독도 영토 부정 등 '역사 왜곡행위' 규정

헌법 전문가 "친일 증명 잣대 따라 달라져…법률 오남용"

양심의 자유를 법적 규제 대상으로 삼는 건 과잉 입법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김용민(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 김용만 부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친일인사 공직임명 방지법안'을 제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4.08.28.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김용민(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 김용만 부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친일인사 공직임명 방지법안'을 제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4.08.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김경록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8일 친일·반민족 행위를 옹호하거나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부정하는 사람을 공직에 임명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해 발의했다.

뉴라이트 논란을 부른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등의 인선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이지만 명확한 판별 기준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데다 헌법이 보장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등 위헌 소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당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을 만나 "'친일인사공직임명방지법'이 당론으로 의결됐다"고 밝혔다.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인 김용만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으로 역사 왜곡행위를 미화·정당화하거나 이에 동조한 사람을 정무직 공무원, 공공기관의 장 또는 임원 등으로 임용하거나 위촉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게 골자다.

'역사 왜곡행위'로는 ▲일본 제국주의 지배 또는 친일반민족 행위를 미화·정당화하는 내용으로 역사적 사실을 날조해 유포하는 행위 ▲러일전쟁 전후부터 1945년 8월15일까지 제국주의 침략전쟁과 전쟁범위를 미화하거나 정당화하는 내용으로 역사적 사실을 날조해 유포하는 행위 ▲독립운동·항일운동을 비방하거나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날조해 유포하는 행위 ▲독도 영유권의 역사적 사실과 헌법이 정한 영토 규정을 날조(오기·누락 포함)해 유포하는 행위를 규정했다.

역사 왜곡행위를 한 사람에 해당하는지는 국무총리 소속으로 11인 규모의 '헌법부정·역사왜곡 방지위원회'를 설치해 심사하도록 했다.

김용만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로 "최근 일제 식민 지배를 정당화했던 인사가 독립기념관장에 임명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사실상의 매국 행위임에도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마땅한 법적 근거가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야당에서만 과격하게 추진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2004년 친일반민족행위법에서 여야가 합의한 20개의 행위를 참고해 역사 왜곡행위를 명시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헌법 전문가들은 '친일반민족행위' 판단에 주관적 요소 개입이 불가피하고 개인의 역사관을 법적 규제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은 과잉 입법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역사 왜곡 문제를 법으로 규제하면 국론 분열 등의 소모적 갈등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김상겸 동국대 로스쿨 교수는 "반민족주의자라는 게 어느 잣대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누가 증명할 것이냐는 문제도 남아있다"며 "친일 인사를 거르겠다고 입법한다는 것 자체가 법률이 가지고 있는 일반성, 추상성을 해친다. 법률을 오남용하는 것으로 법률 만능주의가 가지고 있는 폐해를 그대로 보여주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이어 "친일 문제는 우리 사회가 공론장에서 자정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상당히 국력을 소모하는 법안으로 결국은 마녀사냥이 될 것이다. 우리 사회를 분란과 혼란에 빠뜨리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입법"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청한 또 다른 헌법학자도 "일단 공무담임권 제한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만약 위원회가 심사해서 (후보자에서) 떨어지면 헌재 판단을 받겠다며 집행 정지 신청을 하는 등 소송이 빈번할 것"이라며 "소모적인 법적 시비가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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