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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과 관계 끊겠다" 남편 사별후 이혼 급증하는 日…왜?

등록 2024.09.06 10:48:44수정 2024.09.06 11: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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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일본에서 배우자가 사망한 뒤 이혼하는 '사후 이혼'이 급증하고 있다.

5일 후지TV, 산케이 신문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사후 이혼은 2012년 2213건에서 지난해 3159건을 기록, 11년 새 43% 가량 증가했다. 2017년엔 4895건으로 급증하기도 했다

사후 이혼은 법적 이혼은 아니나 사망한 배우자의 친족과 관계를 끊는 행정 행위다. 배우자 사후에 언제라도 수속이 가능하고 배우자 부모의 동의는 필요하지 않다. 이런 신고를 했다는 사실도 배우자 부모 측에 통보되지 않는다.

일반적인 이혼과 달리 배우자의 유산에 대한 상속권이나 유족 연금 수급 등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신청자 대부분은 여성이다. 가족 관계로 지치거나 시부모 간병, 묘지 관리 등을 우려해 관계를 끊기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사후 이혼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도쿄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일본의 한 50대 여성은 10년 전 남편과 사별했다. 이 여성은 남편을 병상에서 돌보느라 육체적·정신적으로 지쳐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시어머니가 남편의 묘지 문제를 제기하는 등 매일 전화를 걸어왔다고 한다. 여성은 남편의 장례식을 치른 뒤 '사후 이혼'을 신청했다. 그는 "결혼 생활 내내 관계가 좋지 않았던 시어머니가 남편 사후 묘지 관리 등을 간섭했다.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며 "사후 이혼 후 엄청난 안도감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혼 전문 법률사무소 '가디언'의 소노다 유카 변호사는 일본에서 사후 이혼이 증가하는 배경에 대해 가족 간 유대감이 약해진 점을 들었다. 그는 "지금의 결혼은 개인 간 유대라는 인식이 주류"라며 "이런 상황에서 배우자 부모와 관계가 좋지 않거나 부양 의무를 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겹치면 인척관계를 끊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진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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