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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일반직, 성과연동제 도입 반발…'제2노조' 생기나

등록 2024.09.12 07:00:00수정 2024.09.12 07: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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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현대차 기아 양재 본사.(사진=현대차그룹) 2023.7.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현대차 기아 양재 본사.(사진=현대차그룹) 2023.7.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기아 노사가 합의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일반직 성과연동제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성과가 나쁜 직원들의 임금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성과가 좋은 직원들에게 임금을 더 주는 방안이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임금 차별과 호봉제 철폐로 이어질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반직 중심의 별도 노조 설립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 자칫 '노노 갈등'으로 확산될 수 있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사의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에는 일반직 직원들의 성과연동제 시행이 포함됐다.

일반직 성과연동제는 고과를 ▲O/O ▲O/E ▲E/E·O/M ▲기타 등의 4단계로 나눠 기본급 인상액을 차등 적용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O/O 등급을 받은 직원은 그해 기본급 인상 금액의 두 배를 받지만, 가장 낮은 기타 등급에는 기본급 인상액만큼만 지급된다.

기아 노사가 합의한 성과연동제는 저성과 직원들의 기본급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성과가 좋은 직원들에게 더 많은 임금을 주는 방안이지만, 일부 직원들은 '갈라치기'가 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객관적인 성과 평가가 불가능한 만큼 회사가 성과 평가를 직원 통제, 임금 차별의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아의 한 일반직 노조 조합원은 "회사와 노조 집행부가 추석 전 타결을 명분으로 일반직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며 "성과연동제 도입을 강행하면 일반직 중심의 새로운 노조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기아 노조는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생산직 직원이 일반직보다 훨씬 많아 통과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재계에서도 고급 인력 유치를 위해서는 성과연동제 같은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일반직 직원들도 생산직 위주의 호봉제로 묶여 있으면, 자율주행이나 인공지능(AI) 같은 첨단 기술 개발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고급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탤런트 리워드' 등 성과보상제도 도입을 시도했으나 생산직 중심 노조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공서열을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호봉제는 지금 시대와 맞지 않는다"며 "노동자 보호도 중요하지만, 고급 인재를 확보하려면 임금 체계도 능력에 따라 최대한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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