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축구선수, 강 헤엄쳐 '적국' 벨라루스행
[서울=뉴시스] 우크라이나 축구선수가 러시아 동맹국인 벨라루스 리그에서 뛰기 위해 불법으로 국경을 넘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슬라비야 모지르 인스타그램)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은영 인턴 기자 = 우크라이나 축구선수가 러시아 동맹국인 벨라루스 리그에서 뛰기 위해 불법으로 국경을 넘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1일(현지시각) 러시아 스포르트 엑스프레스에 따르면 지난 9일 우크라이나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 골키퍼 데니스 셸리호우(35)는 벨라루스 프로축구팀 슬라비야 모지르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체결했다.
과거 벨라루스 리그에서 활약한 적 있는 그는 올여름 우크라이나 프로축구 빅토리야 수미와 계약이 만료된 상태였다.
계약 체결 후 셸리호우는 구단을 통해 "2012년에도 벨라루스팀인 루치 민크스에서 뛴 적이 있다"며 "현 슬라비야 모지르 코치들이 내게 함께하자고 제안했고, 이를 기꺼이 수락했다"고 밝혔다.
벨라루스는 러시아 우방국으로, 우크라이나와 적대관계로 알려져 있다. 벨라루스가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벨라루스는 러시아를 지원하면서 서방의 제재를 받게 됐지만, 이 덕에 러시아의 정치적·경제적 지원을 확보했다.
셸리호우는 벨라루스로 가기 위해 우크라이나·루마니아 접경지대의 티사강을 몰래 헤엄쳐 건넌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 셸리호우가 약 두 달 전부터 오리발을 신고 수영 연습을 하며 우크라이나 탈출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고 전했다.
티사강은 우크라이나 징집 대상 나이에 해당하는 18~60세 남성들이 국경을 넘기 위해 헤엄쳐 건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5월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 남성 수천 명이 목숨을 걸고 티사강을 헤엄쳐 루마니아로 밀입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전쟁이 시작된 2022년 2월 이후 이 강에서 최소 33명이 익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같은 의혹에 셸리호우는 "추측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국경수비대에 물어보라"며 "우크라이나 축구에 대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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