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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견제용 중-러 밀착하지만…'中, 극동점령설' 등 위험 많다”

등록 2024.09.19 11:4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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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 부작용 분석, 극동서 러시아와 영토 갈등 재연 우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묘한 균형’?…젤렌스키 인정 안해

19세기 후반 청나라가 아이훈 조약(노랑색)과 베이징 조약(주황색)을 통해 러시아에 넘겨준 동부 시베리아와 연해주 등 극동의 영토. (출처: 위키피디아) 2024.09.19. *재판매 및 DB 금지

19세기 후반 청나라가 아이훈 조약(노랑색)과 베이징 조약(주황색)을 통해 러시아에 넘겨준 동부 시베리아와 연해주 등 극동의 영토. (출처: 위키피디아) 2024.09.1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중국이 미국과의 패권 갈등을 염두에 두고 러시아와 밀착하는 것에는 리스크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사이에서 균형을 취하려는 중국이 딜레마에 빠졌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중-러 밀착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러시아 내부 목표물에 대한 서방 장거리 미사일 사용 여부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대한 국면에 접어들면서 중국과 미국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가장 큰 무력 충돌에 개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징후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에 대한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서방이 하락하는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는 갈등의 본질과 범위를 바꿀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서방은 중국이 러시아 전쟁의 ‘결정적 지원자’로서 실질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압박하면서 중국은 러시아와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다음달 카잔의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해 푸틴을 만나면 이는 5월 이후 세 번째 만남이다.

7월 이후 권력 서열 2,3위인 리창 총리와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위원장은 물론 한정 부주석과 왕이 외교부장이 이런 저런 계기로 푸틴 대통령을 만났다.

[토로페츠=AP/뉴시스] 맥사 테크놀로지스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18일 새벽(현지시각) 러시아 트베르주 토로페츠에 있는 러시아군 탄약고가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을 받아 폭발과 함께 연기가 치솟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미사일 등을 보관하던 러시아 탄약고를 드론으로 공격해 파괴했다고 밝혔다. 2024.09.19.

[토로페츠=AP/뉴시스] 맥사 테크놀로지스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18일 새벽(현지시각) 러시아 트베르주 토로페츠에 있는 러시아군 탄약고가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을 받아 폭발과 함께 연기가 치솟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미사일 등을 보관하던 러시아 탄약고를 드론으로 공격해 파괴했다고 밝혔다. 2024.09.19.


'중국의 극동 점령설' 중국 당국은 부인하지만…

SCMP는 중국이 러시아와 지정학적, 군사적으로 연합하는 것은 미국에 맞서다는 공통점에 의한 것이지만 위험이 없는 것도 아니라면서 최근 불거진 ‘중국의 시베리아와 극동 점령설’을 들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어려운 러시아를 돕고 러시아와 가까워졌으니 과거 불평등 조약으로 부당하게 빼앗아간 영토를 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해묵은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1일 장한후이 주러 중국 대사는 러시아 언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중국이 시베리아와 극동 지역을 인수해 관리할 것이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 터무니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중국의 국경선 보장에 대한 다짐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인들은 중국 인터넷 사용자들이 러시아가 극동 영토를 소유한 것의 역사적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한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19세기 중반 중국이 불평등 조약에 따라 할양한 것이라고 반복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19세기 후반 청나라가 서양 제국주의 국가들의 압력으로 불평등 조약을 맺는 사이, 러시아도 아이훈 조약(1858년)과 베이징 조약(1860년)을 통해 현 연해주 등 극동 지역 영토를 차지했다.

 

라이칭더 "러시아 약화됐을 때 회수해라"

대만 라이칭더 총통은 이달 초 TV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의 국가적 지위가 약화된 것을 감안해 중국이 먼저 차르 러시아에 양도한 광대한 영토를 회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한후이 대사는 이 같은 발언을 ‘숨은 동기를 지닌 중국 위협론의 또 다른 버전’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 문제로 소란을 피우고 중-러 관계에 불화를 일으키고자 하는 사람은 망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40년간의 협상 끝에 4300km에 달하는 중-러 국경을 확정하기로 2004년과 2008년에 합의했다”며 “이로써 두 나라 관계의 건강한 발전을 저해할 수 있는 숨겨진 위험이 완전히 제거되었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마리아 자하로바도 지난 3일 브리핑에서 라이칭더 총통을 복수주의에 집착한 극단적 정치인 중 한 명이라고 비난했다.

중-러의 오랜 영토 갈등 앙금

SCMP는 그러나 러시아에 합병된 땅을 둘러싼 끓어오르는 원한과 긴장을 완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고 전했다. 

냉전 시절 양국은 1969년에는 젠바오다오(러시아명 다만스키섬)을 놓고 핵무기를 동원한 전쟁 직전까지 갔다.

중국이 해삼위(海蔘威)로 불렀던 이곳을 ‘블라디보스토크의 날’(7월 2일)로 기념하는 것에 대해 중국 내에서 민족주의적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 3월 시 주석이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난 뒤 러시아는 블라디보스토크항에 대한 중국의 사용을 허락했다. 중국으로서는 “163년 만에 항구를 되찾았다”는 말까지 나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수렁에 빠진 러시아를 상대로 중국이 극동의 숙원을 일부 해소한 것으로도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젤렌스키, 중국의 전쟁 중립에 의문 제기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일 브라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중립을 의문시하고 “전쟁을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든 둘 중 하나로 지지하지 않는다면 러시아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중국의 중립 주장이 전혀 설득력이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SCMP는 젤렌스키의 비판은 우크라이나가 평화의 중재로서 중국에 거는 희망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SCMP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묘한 균형 잡기를 시도하지만 딜레마에 빠지고 있으며 중국의 세계적 입지와 전략적 이익도 위험을 맞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고 전했다.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러시아에 기우는 것이 유용해 보이지만 부채가 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과 러시아의 전쟁에서 대리전에 갇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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