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원 폰에 650만명 몰렸다…中 트리폴드폰에 꽂힌 이유
화웨이 이어 샤오미도 트리폴드폰 출사표…내년 출시 전망
화웨이 메이트 XT 초기 흥행 조짐…초대형 화면 차별화 기대
[베이징=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10일 오후 중국 베이징 왕푸징 거리의 화웨이 매장에 이날 공개된 화웨이의 3단 폴더블폰 메이트 XT가 전시돼 있다. 2024.09.10. [email protected]
"화면을 쫙 펴면 완전 패드네~"
화웨이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트리폴드폰이 자국 이용자들에게 확실한 존재감을 뽐냈다. 약 2주간 진행된 사전 예약판매에 650만명이 넘는 구매자들이 몰렸다. 우리나라 돈으로 무려 400만원에 달하는 출고가를 감안할 경우 상당한 인기다.
업계 전문가들은 기존 태블릿PC(패드) 대체제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한 것이 제대로 먹혀들었다는 분석이다.
트리폴드폰은 화면을 한번만 접는 폴더블 스마트폰과 달리 화면이 두번 접히는 3단 폴더블폰이다. 화면을 다 펴면 10.2인치형 크기. 아이패드, 삼성 갤럽시탭 일반형 모델과 엇비슷하다. 굳이 패드를 따로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반면 갤럭시Z폴드6 등 기존 폴드폰의 경우 8인치로 패드 대체용으로 쓰기엔 화면 사이즈가 다소 애매하다는 평가다. 화웨이에 이어 샤오미를 비롯한 여타 중국업체들도 속속 트리폴드폰에 뛰어드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지식산권국(CNIPA)은 최근 샤오미의 스마트폰 외관 디자인 특허 정보를 공표했다.
해당 디자인 특허를 살펴보면 샤오미는 화면이 2번 접히는 트리폴드폰에 3개의 카메라 렌즈를 가로로 배열하는 형태를 모색하고 있다. 기기 화면은 이른바 'Z형'으로 2번 접히게 된다.
해당 특허는 지난 2022년 12월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특허 정보 공표에 전에도 업계에서는 샤오미가 트리폴드폰 출시를 준비 중이라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지난 8월에는 샤오미가 트리폴드폰 제품을 테스트 중이며, 내년 출시 예정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같은 관측이 모두 들어맞을 경우 이르면 내년 초 개최되는 세계 최대 모바일 행사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샤오미의 트리폴드폰의 모습이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내년 MWC에서는 샤오미 외에도 중국업체 테크노가 트리폴드폰 '팬텀 얼티메이트2'를 공개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샤오미가 등록한 트리폴드폰 외관 디자인 특허. (사진=중국 국가지식산권국) *재판매 및 DB 금지
화웨이에 따르면 메이트 XT는 화면을 2번 접을 수 있는 만큼 기기를 완전히 폈을 때 태블릿 PC 수준인 10.2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활용할 수 있다.
화면을 여러번 접는 만큼 가장 우려가 큰 기기 두께도 크게 줄였다. 메이트 XT는 기기를 완전히 펼쳤을 때 두께가 3.6㎜ 수준으로, 접었을 때 두께는 약 11~13㎜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한번만 접는 일반 폴더블폰의 두께가 10~12㎜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게 얇은 셈이다.
화면 크기와 경량화를 모두 잡긴 했으나, 그만큼 많은 기술이 집약된 메이트 XT의 발목을 잡는 것은 비싼 가격이다. 메이트 XT의 출고가는 256GB 1만9999위안(약 377만원), 512GB 2만1999위안(약 415만원), 1TB 2만3999위안(약 453만원)이다. 가장 최신형 폴더블폰인 폴드6가 약 223~27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수준이다.
이같은 부담에도 650만명 이상의 사전 예약자가 몰린 것은 주목할 만하다. 단순 계산으로 메이트 XT 사전 판매로만 약 26조원을 벌어들일 수 있기 때문. 여타 중국업체들이 트리폴드폰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셈이다.
지난 7일부터 시작된 화웨이의 메이트 XT 사전 예약에 전날 오후 기준 약 655만5000명이 참여했다. (사진=화웨이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트리폴드폰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인 대화면에 중점을 두면 메이트 XT의 10.2인치 메인 디스플레이는 웬만한 태블릿 제품에 준한다.
전세계 태블릿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애플 아이패드의 경우 올해 상반기 출시한 최신형 아이패드(에어·프로)의 화면 크기를 각각 11인치, 13인치로 출시한 바 있다. 한 번 접는 기존 폴더블폰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6'의 경우에는 제품을 펼쳤을 때 메인 디스플레이의 크기가 7.6인치다. 애플의 가장 작은 태블릿 모델인 '아이패드 미니'의 7.9~8.3인치와 비교해도 작다.
결국 기존 폴더블폰의 애매한 메인 화면 크기에 대한 아쉬움을 트리폴드폰이 메꿔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이처럼 훨씬 큰 대화면을 구현하면서도 기기 두께는 일반 폴더블폰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도 확실한 강점이다.
중국의 폴더블폰 시장이 아직 성장세라는 점도 호재가 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중국 내 폴더블폰 출하량은 올해 약 1068만대로 전년 대비 52.4% 증가할 전망이다. 2028년에는 출하량 1700만대로 향후 5년 간 연평균 19.8%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화웨이 메이트 XT의 흥행이 중국 내 애국소비의 영향이라는 진단이나 AI 등 소프트웨어의 약세로 인해 하드웨어 차별화부터 꾀하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만 폴더블폰 출시 5년여만에 등장한 신규 폼팩터가 태블릿 PC를 대체하는 등 새로운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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