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시큐리티 중동 시장에 눈독 들이는 이유
안랩·파수·지니언스, 현지 합작법인·사무소 설립 등으로 거점 마련
사이버 보안 수요 급증…오는 2028년까지 32조 규모로 성장
美 영향력 벗어나려는 움직임…韓은 신뢰할 수 있는 기술 파트너
두바이 인터넷시티 전경(사진=지니언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국내 정보보호 기업들이 중동 시장 공략에 본격적인 채비를 갖췄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안랩, 파수, 지니언스 등 주요 보안 기업들은 중동의 디지털 전환 속도에 발맞춰 현지에 진출하기 위해 합작법인을 설립하거나, 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현지화를 추진 중이다.
중동은 디지털전환이 급격히 진행됨에 따라 사이버 공격의 위험도 함께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보안 솔루션에 대한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와 관련된 기술력과 경험을 갖춘 국내 기업들이 중동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중동 국가들과의 외교·경제적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현지 기업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도 국내 기업들이 현지 시장 공략을 서두르는 이유다.
현지 기업과 합작법인 출범…중동 넘어 아프리카까지 넘본다
안랩은 이 합작법인을 통해 현지 IT 환경에 최적화된 보안 솔루션과 기술을 공급하고, 위협 분석·보안 시스템 구축 기술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SITE의 100% 자회사인 SITE 벤처스가 안랩 지분참여를 완료했고, SITE의 최고재무책임자(CFO) 하산 M. 알후세인이 안랩의 기타 비상무이사로 선임되며 이사회 합류절차까지 마쳤다.
파수는 아랍에미리트(UAE) 보안기업인 사이버나이트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사이버나이트는 중동 지역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사이버 보안 전문 VAD(Value Added Distrubutor) 총판사다. 이달엔 '중동의 CES'라 불리는 중동 최대 IT 전시회 '자이텍스 2024'에 참가해 데이터 보안 상태 관리(DSPM)와 파수 엔터프라이즈 디알엠(FED) 솔루션을 소개했다.
지니언스는 최근 UAE 두바이에 신규 사무소를 개설했다. 이번 UAE 사무소는 지니언스가 중동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니언스는 현재 보유한 50여개의 중동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사업 영역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중동 시장에 적합한 관리형 사이버 보안 시스템과 체계를 개발하는 등 38억원 규모 국책 과제를 수행하고, 향후 유럽·아프리카 시장까지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2028년 30조원 규모 시장…美과 긴장 관계 속 韓 주목
두바이, 리야드와 같은 대도시에서 대규모 스마트시티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정부 규제는 강화되고 있다. 중동 국가들은 데이터 보호·사이버 보안에 대한 법적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보안 솔루션 도입이 필수적이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중동 보안 시장은 지난해 148억달러(약 20조원)규모이며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9.6% 성장해 234억달러(약 32조원)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과 미국 간의 정치적 관계가 국내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중동과 미국의 관계는 정치적, 경제적 이슈로 인해 긴장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중동 국가들은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자국의 독자적인 보안·방위 시스템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이 중동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며 기회를 얻고 있다.
보안 업계 관계자는 "중동 국가들이 미국에만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인 보안과 방위 체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국 기업들이 중동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며 "이러한 상황이 앞으로도 한국 기업들의 중동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장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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