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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의학과도 의정갈등 후폭풍…"논문초록 39% 감소"

등록 2024.10.22 15:50:58수정 2024.10.22 18: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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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의학회 정기학술대회 연구발표 큰폭 감소

"지난해 539편서 올해 331편으로 208편 줄어"

"의료공백 따른 업무과부하로 연구시간 부족"

[서울=뉴시스]지난 2월부터 이어진 의정 갈등의 여파로 초음파·컴퓨터 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MRI) 등을 이용해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영상의학과 의사들의 연구 활동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대한영상의학회 제공) 2024.10.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지난 2월부터 이어진 의정 갈등의 여파로 초음파·컴퓨터 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MRI) 등을 이용해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영상의학과 의사들의 연구 활동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대한영상의학회 제공) 2024.10.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지난 2월부터 이어진 의정 갈등의 여파로 초음파·컴퓨터 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MRI) 등을 이용해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영상의학과 의사들의 연구 활동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영상의학회(KCR)는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39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개최된 '2024년 대한영상의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국내 연구자의 연구 발표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22일 밝혔다.

영상의학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참가자들이 발표한 논문 초록(연구 배경과 목표를 간결하게 요약한 글) 편수는 총 539편(구연 259편·전시 280)이었지만, 올해는 총 331편(구연 230편·전시 101편)으로 208편(39%) 감소했다. 반면 해외 참가자들이 발표한 초록 편수는 지난해 364편(구연 71편·전시 293편)에서 올해 464편(구연 76편·전시 388편)으로 100편 증가했다.

영상의학과 교수(전문의)들이 지난 2월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반대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빈 자리를 메우면서 연구할 시간이 부족해 초래된 결과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용환석 대한영상의학회 학술이사(고려대구로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국내 연구자들의 초록 투고가 번아웃 등으로 감소하면서 상대적으로 해외 연구자들의 초록 채택 기회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 활동 위축은 대한영상의학회 공식 학술지인 대한영상의학회지 투고 편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9월 기준 총 124편이 투고돼 지난해의 66% 수준에 그쳤다. 특히 원저의 경우 지난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김성헌 대한영상의학회지 편집장(서울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은 “2024년 내내 투고 편수 감소로 걱정이 많다"면서 "특히 원저의 경우 전공의 1저자가 상대적으로 많아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회는 학술·연구 발표 감소가 지속된다면 수 십년간 쌓아온 세계 최고 수준의 영상의학의 학문적 위상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연구 활동의 감소는 발전된 진단 및 치료 기술의 의료 현장 도입을 제한해 궁극적으로 환자들이 최선의 의료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할 수도 있다.

정승은 대한영상의학회 회장(은평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은 “회원들이 업무 과부하로 연구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상황이 지속된다면 세계적으로 인정받아온 연구 역량이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어 학회 차원에서 여러가지 방법을 고민 중이지만 쉽지 않다"고 밝혔다.

대한영상의학회의 연구·학술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북미방사선의학회에서 발행하는 전문학술지 ‘Radiology(래디올로지)’에서 분석한 5년간(2010년~2014년) 게재된 논문 수 국가별 순위에서 미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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