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뷰 아파트 매물 나왔네"…전세사기 기승에 젊은 층 경매 관심 '쑥'[현장]
시세가 보다 낮은 가격에 '내 집 마련' 나서
젊은 부부가 파크리오 낙찰…"세 번 만에 성공"
"전세사기 이후 경매 공부하는 2030 늘어"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28일 오전 서울동부지방법원 입찰 법정에 120명이 넘는 시민들이 몰렸다.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최혜림 인턴기자 = "혼자 경매 공부를 하고 있고, 현장 견학을 위해 왔어요."
"경매아카데미를 다니고 있는데, 수강생들과 함께 입찰 보러 왔습니다."
"오늘 재건축 추진 중인 한강뷰 아파트와 파크리오가 매물로 나와서 사람이 몰렸네요."
28일 오전 서울동부지법 입찰법정은 12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지난주 약 75명이 입찰법정을 찾았던 것을 감안하면 60% 급증이다.
이는 인기 아파트가 경매 물건으로 나온 영향이다. 이날 경매에는 재건축이 추진 중인 장미1차 아파트와 파크리오가 신건으로 등장했다. 두 아파트 모두 최근 거래가보다 3~4억원 가량 낮은 수준에서 최저 입찰가가 형성됐다.
이날 장미1차 아파트는 너무 높은 가격에 입찰자가 없어 유찰됐고, 파크리오는 최근 시세보다 약 1억3000만원 낮은 수준에서 낙찰됐다.
법원 경매 입찰법정을 찾은 이들 중 2030세대가 상당수 있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최근 '2030' 젊은 층은 싸게 아파트를 내 집으로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매에 대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세 사기의 주된 표적이 된 젊은 층이 직접 경매에 나서 싼 값에 집을 구해 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파크리오를 낙찰 받은 젊은 부부는 "현재 무주택 상태"라면서 "앞서 두 번 부동산 경매에 참여했지만 낙찰 받지 못했고, 이번이 세 번째인데 낙찰을 받았다"며 밝은 표정을 보였다.
어머니와 함께 온 젊은 여성들의 모습도 있었다. 낙찰에 성공한 60대 여성 박씨는 "딸과 함께 다니면서 경매를 하고 있다"면서 "주거 목적은 해결했으니 이제 재테크 목적을 위해 경매도 해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상당수 젊은 층은 경매 참여보다 견학에 목적을 뒀다. 혼자 경매를 공부하거나 경매아카데미, 경매학원 등에서 공부하는 수강생들이었다.
두 번째 법원 경매 견학을 왔다는 최수정(37)씨는 "아카데미 수강생들 13명과 함께 왔다"면서 "주거용으로 아파트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첫 견학을 왔다는 조모(31)씨는 "혼자서 책으로 공부하다가 한번 와봤다"며 "이제 시작 단계라 경험을 위한 목적으로 왔다"고 했다.
재테크 목적으로 직접 입찰에 참여한 20대도 있었다. 입찰에 참여했지만 낙찰을 받지 못한 김승완(29)씨는 "네 번 정도 입찰에 참여했지만 안됐다. 주로 싸게 나온 빌라 매물을 보고 있다"면서 "주거와 재테크 모두를 목적으로 경매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2030세대의 경매 관심 증가는 전세사기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송파여성문화회관에서 부동산경매 교육을 강의하는 박진혁 서울벤처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경매 수강생의 2030세대 비율이 20% 수준까지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어 "또전세사기에 당하지 않기 위해 공부하러 오는 사람들 있다"면서 "또 부모에게서 상속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이 경매를 통해 낙찰 받고자 하는 것이 있다"고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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