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장 선임 앞두고…이복현,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단 회동 주목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12.12. [email protected]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오는 2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KB·신한·하나·우리·농협·DGB·BNK·JB 등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단과 정례 간담회를 갖는다.
이는 금감원이 지난해부터 은행지주 및 은행 이사회와의 소통을 정례화한 데 따른 것이다. 지배구조와 내부통제에 있어 이사회의 역할 강화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권의 연말 인사를 앞두고 진행되는 간담회인 만큼 이 원장의 메시지는 금융지주 및 은행의 CEO 선임 과정에서 객관성과 투명성 강조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 원장은 지난해 12월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은행지주 CEO나 사이외사 선임 과정에서 경영진 참호구축의 문제가 발생하거나 폐쇄적인 경영문화가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참호구축이란 소유 분산기업에서 현직 CEO가 자신이 통제 가능한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참호를 구축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이 마련한 바 있는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이번 금융권 인사에 제대로 적용될 수 있도록 이사회의 노력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지주·은행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발표하며 후보군 선정부터 육성·평가, 최종선임까지 모든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 문서화하도록 한 바 있다. 승계절차도 전임자 임기만료 최소 3개월 전 명문화 하도록 했다.
내부통제와 관련해서는 금융지주·은행에서 시범운영 중인 책무구조도와 관련해 이사회 의장들이 내부통제 강화에 보다 힘써줄 것으로 당부할 전망이다.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으로 인한 우리금융 사태와 관련한 언급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앞서 이 원장은 지난 8월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대상이 누가 될지 모르지만 법상 (금감원에) 보고를 제때 안 한 것은 명확하게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현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한 바 있다.
금감원 확인 결과 손 전 회장 관련 건에 대해 우리은행장 등에게는 지난해 가을께, 우리금융지주 경영진에는 올해 3월 이전에 보고가 이뤄졌는데도 금감원에 지연보고한 것은 현 경영진 책임이 명백하다는 지적이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조병규 현 우리은행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한 상태다. 손 전 회장 관련 부당대출은 조 행장 취임 전 일이지만 취임 후에 이를 인지했음에도 금융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 때문이다.
결국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 선출 절차를 진행 중인 우리금융 이사회는 조 행장의 연임이 어렵다고 판단했으며 조 행장 스스로도 전날 연임 도전 포기 의사를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 원장이 조 행장의 연임 포기에 그치지 않고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을 겨냥한 거취 압박에 거듭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법조계에서는 조 행장에 이어 임 회장까지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8일 우리금융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 당시 임 회장의 사무실도 대상에 포함시킨 바 있으며 현재 이번 사태와 임 회장과의 관련성을 들여다보는 중이다.
금감원도 지난달 7일부터 시작한 우리금융·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를 일주일씩 두 차례 연장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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