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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군 레바논 남부 무장해제 ‘미션 임파서블일 수도’-WSJ

등록 2024.11.27 17:09:53수정 2024.11.27 19: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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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결의안으로 배치됐으나 이-헤즈볼라 공격에 대부분 진지에 숨어있어

휴전에 합의한 당사자들 지지없이 임무 수행 어려워

유니필 비판은 “사람을 물에 던진 다음, 젖었다고 비난”하는 격

[베이루트=AP/뉴시스] 26일(현지시각)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구조대와 주민들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에서 희생자와 실종자를 찾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휴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2024.11.27.

[베이루트=AP/뉴시스] 26일(현지시각)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구조대와 주민들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에서 희생자와 실종자를 찾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휴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2024.11.27.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1년 여 전투를 끝내고 휴전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가 유지되기 위한 핵심은 레바논과 유엔 평화유지군(UNIFIL·유니필)이 60일간의 휴전 기간 동안 원만히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를 철수 혹은 이 지역에서의 무장 해제를 이루는 지에 달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06년 유엔 안보리 결의안 1701호에 따라 유사한 임무를 띠고 배치된 유니필이 지난 18년 동안 얼마나 무기력했는지를 보면 이번 임무도 달성이 만만치 않다고 분석했다.
 
평화 유지의 중심에 서게 되었지만 양측간 완충 지대를 확립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번 휴전안은 유니필을 포함한 국제위원회가 휴전안 준수를 감시한다.

이전 레바논 군대나 유니필은 정규균을 능가하는 헤즈볼라가 전투 진지를 구축하고 국경 너머 이스라엘로 로켓을 발사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이스라엘은 비행과 가끔씩 실탄 사격으로 대응했다.

지난해 하마스의 테러 공격 이튿날 헤즈볼라가 일제히 공격을 시작한 것이 결의안 1701호 무력화의 정점이다.

WSJ은 유니필은 양측으로부터 반복적으로 공격을 받은 후 대부분 기지에 숨어 있었다고 지적했다.

유니필은 1978년 이스라엘이 중부 이스라엘의 버스를 공격하여 13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38명의 민간인을 죽인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소탕을 명분으로 레바논을 침공한 뒤 배치됐다.

유니필은 레바논 군대와 이스라엘의 위반 사항을 바로잡을 책임이 있고 유엔 사무총장은 정기적으로 안전보장이사회에 결과를 전달한다.

 그러나 레바논 군대는 자금이 부족하고 이란이 지원하는 헤즈볼라에 비해 화력이 부족하며  결의안에는 어느 당사자도 강제로 따르게 할 내용이 거의 없었다.



유니필은 한 달에 약 1만 회 순찰했지만 의심스러운 장소 검사는 하지 못했다. 레바논 당국의 허가 없이 사유지에 들어가거나 민간인을 구금할 수도 없었다.

헤즈볼라와 남부 주민들의 적대적인 환경과 위협속에 이스라엘을 위해 스파이 활동을 했다는 비난도 받았다.

2010년 유니필은 36시간 동안의 훈련 중 군인들에게 돌을 던지고, 순찰대장을 공격하고, 차량을 손상시키고, 무기와 탄약을 빼앗은 레바논 시민들의 공격도 받았다.

2010년 한 마을 주택에서 폭발 사건이 보도됐지만 유니필 조사팀이 현장에 접근하기 전에 증거가 조작되거나 제거되었을 가능성 때문에 원인을 파악할 수도 없었다.

수 년간 헤즈볼라는 국경 근처에 많은 무기를 비축했다.

지난해 10월 7일 헤즈볼라의 테러 공격 전 유니필은 헤즈볼라의 로켓 발사, 허가받지 않은 무기, 이스라엘 영공 침범, 터널 건설, 로켓 발사대 등을 이용한 헤즈볼라 훈련 등을 보고하며 활동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유니필은 위반 사항을 보고할 수 있지만 결의안 1701호를 일방적으로 시행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유니필 대변인 안드레아 테넨티는 “임무의 위임 한계, 임무가 할 수 있는 일과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이 있다”고 말했다.

2018년 12월에서 2019년 4월 이스라엘의 통보를 받은 유니필은 국경에 5개의 터널이 존재함을 확인했는데 그 중 3개는 레바논과 이스라엘간 국경의 블루라인을 가로질러 있었다.

그들은 레바논군에 좌표를 제공했고 수개월 동안 결의안에 따른 공약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으나 한 달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유니필은 이스라엘에 레바논 군대의 허가 없이는 터널의 위치를 조사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자 이스라엘 군대가 터널 중 하나에 시멘트를 주입해서 반대쪽 끝에서 물이 뿜어져 나올 정도가 됐다.

2022년 3월 유니필은 무장한 인원을 포함한 더 많은 폭력 사건과 재산 몰수를 보고했다.

유니필은 이스라엘도 1701호 결의안을 위반해 2007년부터 2022년까지 2만 2355대의 이스라엘 항공기가 레바논 영공을 침범했다고 유엔에 보고했다.

2006년 결의안에 참여한 레바논 총리는 휴전에 동의한 당사자들이 휴전을 지지할 책임이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유니필의 임무 수행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 처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니필의 곤경을 고대 페르시아 시 한 구절로 표현했다. “사람을 물에 던진 다음, 젖었다고 비난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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