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에 치이고 스마트TV에 위협받는 韓 IPTV…AI로 돌파구 찾는다"
IPTV 상용화 16년 기념 'IPTV의 날' 행사…임현규 KT 부사장 기조발표
"넷플만 돈 버는 형국…무료 채널 공급 스마트TV도 위협적"
대안책으로 'AI IPTV' 제시…정부의 파격적 규제 개혁 의견도 나와
[서울=뉴시스] 임현규 KT경영지원부문장이 12일 IPTV방송협회 주최로 열린 'IPTV의 날'에서 기조강연을 했다. (사진=심지혜 기자)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유료방송은 보급률이 97%나 된다. 하지만 위기를 이야기한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 거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사업자의 영향력이 급속히 커지고 있어서다. IPTV의 경우 이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서비스 고도화로 소비자들을 붙잡는다는 전략이다. 또한 정부가 나서 파격적인 규제 개선을 해줘야 한다고 호소한다.
한국IPTV방송협회가 12일 서비스 상용화 16주년 기념으로 개최한 'IPTV의 날' 행사에서는 이같은 내용이 공유됐다.
이날 기조연설 발제자로 나선 임현규 KT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은 "IPTV는 지상파만 있던 시대와 달리 시청자에게 제공하는 채널 수를 크게 늘렸을 뿐 아니라 극장에서만 보던 콘텐츠를 집에서도 볼 수 있도록 했다"며 "이를 통해 콘텐츠 제공 사업자가 받는 대가가 늘었고, 이는 또다시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그는 "국내 미디어 산업은 글로벌 사업자와의 무한 경쟁 체제에 편입했다"며 "OTT 이름은 '셋톱박스는 넘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IPTV 산업이 위기에 처했다고 언급했다.
국내 주요 OTT 서비스 매출이 2019년 5000억원 수준이었다면 5년 사이에 3배 가까이 늘어난 1조4796억원이 됐다. 2023년 기준 OTT매출 대비 유료방송 매출은 22.1% 수준에 그친다.
임 부사장은 "글로벌 OTT는 규모의 경제로 국내 미디어 콘텐츠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넷플릭스만 돈을 번다는 우스갯 소리가 나올 정도"라며 "TV화면을 둘러싼 IPTV와 OTT의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IPTV 생존을 위협하는 존재는 OTT 뿐만이 아니다. 스마트TV가 무료채널(FAST)을 제공하면서 IPTV 설자리를 줄어들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 부사장은 "스마트TV는 IPTV와 유사하지만 무료 콘텐츠를 제공하기 떄문에 폭발적 성장이 예상된다"며 "국내에선 IPTV 가구 절반 정도가 이미 스마트TV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부사장은 IPTV 산업의 위기를 타개책으로 인공지능(AI) 결합 서비스를 확대를 제언했다.
그는 "지난 16년간의 IPTV 산업을 되돌아보면 가장 강력했던 서비스는 AI 스피커였다. 다만 단순 음성인식 서비스만으로는 부족하다"며 "AI는 새로운 차원에서 경쟁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3사는 이제 AI IPTV로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며 "IPTV가 AI플랫폼의 중심이 돼 다방면으로 활용된다면 대한민국의 AI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IPTV 산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또 다른 방안으로는 강력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병선 한국IPTV방송협회장은 "거대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이 주도하는 무한 경쟁 체제에 편입되면서 존폐 위기에 처하게 됐다"며 "국내 미디어 사업자는 24년 전 제정된 방송법이라는 구시대적 낡은 규제를 적용 받고 있다. 두 다리에 무거운 모래주머니를 차고 경쟁하는 형국"이라고 호소했다
이 협회장은 "그 결과 글로벌 플랫폼은 우리 시장을 무풍지대처럼 활보하고 있고, 규모의 경제와 자본력, 기술력 등에서 체급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며 "국회와 정부는 무너져가는 국내 미디어 시장의 생존과 지속 가능성을 위해 해묵은 규제와 제도를 없애는 혁파 수준의 개혁에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혜를 달라는 게 아닌,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최소한의 룰 세팅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AI가 이끄는 대변혁의 시대라는 새로운 도전 속에서 IPTV를 비롯한 유료방송 매체들이 계속 혁신을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IPTV 자체만이 아닌 우리 미디어 시장 전체에 있어 상생과 협력을 도모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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