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사 대령, '선관위 장악 시도' 인정…"케이블타이 사용 논의"
지난 1일 비상계엄 계획 논의 4인 중 한 명
"케이블 타이 등으로 선관위 직원 통제 논의"
"모두 자백…부하들에게 책임 전가 말아달라"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12·3 비상계엄을 사전 모의한 혐의를 받는 국군정보사령부 대령이 혐의를 시인하고 사과했다.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정모 대령의 자문을 맡고 있는 김경호 변호사는 20일 '대국민 사과 및 자료 공개문'을 내고 "정 대령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모든 분들께 사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7일 서울 시내의 한 롯데리아 모습. 2024.08.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12·3 비상계엄을 사전 모의한 혐의를 받는 국군정보사령부 대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을 시도했다는 혐의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정모 대령의 자문을 맡고 있는 김경호 변호사는 20일 '대국민 사과 및 자료 공개문'을 내고 "정 대령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모든 분들께 사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대령은 12·3 비상계엄 이틀 전인 지난 1일 경기도 안산의 한 롯데리아 매장에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문상호 정보사령관,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김모 대령 등과 함께 계엄 계획을 논의한 인물이다.
김 변호사는 정 대령이 수사 과정에서 모든 사실을 자백했으며, 노 전 사령관과 문 사령관 등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모든 사실을 진술했다고 밝혔다.
법률 의견서에 따르면 정 대령은 문 전 사령관과 노 전 사령관, 김 대령과 함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인원 명단을 확보하고 출근 시 신원 확인 후 회의실로 이동시켜 통제하는 방법 등 구체적 행동계획을 협의·준비했다고 진술했다.
그 과정에서 필요하면 케이블타이나 마스크, 두건 등을 사용하는 강압적 통제 방안까지 논의한 것도 시인했다.
김 변호사는 "폭력적 수단을 동원해 헌법기관을 무력화하는 사태에 협조한 정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또 중간 지휘관급 장교로 상황 판단 능력이 있는 정 대령이 상급자의 명령을 수동적으로 들은 것이 아니라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한 조직적 폭력 행사의 예비·음모 단계에 가담한 것으로 평가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계엄 발동과 병력 투입으로 내란 실행이 개시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면, 정 대령이 내란죄의 공동정범 또는 방조범으로 책임을 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끝으로 김 변호사는 "정 대령은 자신의 국민의 군대 지휘관으로서 자신의 잘못된 판단과 행동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에 동원된 유능한 부하 장병들에게 더 이상 책임이 전가되지 않도록 바라고 있으며, 잘못에 대한 책임을 본인이 지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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