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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명 투약분' 필로폰, 세관 뚫고 동남아서 밀반입 어떻게 했을까

등록 2022.09.28 17:20:00수정 2022.09.28 18: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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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필로폰 2.9kg 97억원어치 유통 조직 붙잡아

원룸 옮겨 다니며 천장·냉장고에 필로폰 보관 수법

최근 동남아발 항공·화물편으로 마약 밀반입 급증

경찰, 동남아 체류 중인 총책 추적해 루트 특정할듯

서울=뉴시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가 지난 7월29일 화장실 천장에서 발견해 압수한 2.4kg 분량 필로폰 꺼내놓은 사진.(사진=서울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가 지난 7월29일 화장실 천장에서 발견해 압수한 2.4kg 분량 필로폰 꺼내놓은 사진.(사진=서울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위용성 기자 = 동남아시아에서 필로폰을 대량으로 들여와 수도권에 유통시키려 한 조직의 국내총책 등 9명이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대량의 마약이 어떻게 국내로 반입됐는지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우려가 제기된다. 이들이 들여온 필로폰은 약 1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인데, 세관 등이 사실상 차단에 실패한 셈이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28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밀수입 마약 유통·판매책과 투약 피의자 등 총 9명을 최근 검거했고 이 가운데 국내 총책 역할을 맡은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한국인과 중국동포 등으로 꾸려진 이들 조직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점조직 형태로 움직이며 해외 총책의 지시를 받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이용해 소위 '던지기' 방식으로 수도권 일대에 필로폰을 공급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이들로부터 압수한 필로폰은 총 2.9㎏인데, 9만7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시가로는 97억원 상당이다. 이들은 이미 약 700g의 필로폰을 시중에 유통했다고 진술한 만큼, 실제 국내로 들여온 마약은 2.9㎏보다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서울 금천구에 있는 원룸을 다른 조직원 명의로 월세 계약을 맺은 뒤 밀수한 필로폰을 보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필로폰을 여행가방에 넣고 모텔을 전전하다 5일 만에 원룸을 옮기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이 원룸 화장실 천장 등에 들어있던 필로폰 2.4㎏을 한번에 발견해 압수하기도 했다.

대부분 마약은 유통 전 경찰에 적발됐지만, 어떻게 이 정도의 필로폰이 서울 도심에 반입됐는지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필로폰은 통상 항공이나 선박을 통해 소포로 들여오거나, 또는 사람이 직접 몸 안에 넣어 들여오는 방식으로 반입된다. 관세청이 적발에 나서고 있으나 일부는 도심으로 무사히 반입되고 있다.

최근 관세청은 지난 5월부터 지난달까지 태국에서 우리나라로 밀반입하려던 필로폰 약 22㎏, 야바(YABA) 약 29만정 등 불법 마약류 35건을 적발한 바 있는데 이는 392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고 23만명을 중독시킬 수 있는 양이었다.

밀수 경로는 국제우편이 29건(83%)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특송화물 4건(11%), 항공여행자 휴대품 2건(6%) 순이었다. 송·수하인 정보가 불명확해 추적이 어려운 국제우편을 주로 이용했던 것이다. 당시 적발 사례를 보면 태국발 항공기에 국제우편물로 실린 과자상자 등에서 마약이 발견되기도 했다.
 
통상 관세청은 특정 화물에 대해 선별 검사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마약류 반입을 걸러낸다. 특히 태국·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들어오는 화물 등은 집중 감시 대상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직원 가운데 이미 해외로 도주한 2명에 대해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했고, 이중 공급 총책으로 지목된 한국인 A씨(42)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한 상태다. 경찰은 A씨가 동남아시아 국가에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A씨의 신병을 확보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번에 이뤄진 대량 필로폰의 밀반입 루트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앞서 붙잡힌 조직원들은 점조직 형태로 움직이며 국내 유통과 판매 등을 담당하기에 이들을 상대로 국내 반입 경위를 조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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