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사헬…쿠데타 벨트 "니제르 軍개입시 선전포고로 간주"
말리·부르키나파소, 서아프리카연합체에 맞대응
기니도 별도 성명 내고 "군사개입-제재에 반대"
[니아메(니제르)=AP/뉴시스] 니제르 군사 쿠데타 이후 아프리카 사헬 지역에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이른바 '쿠데타 벨트'의 말리와 부르키나파소는 31일(현지시간) 서아프리카경제연합체(ECOWAS)가 니제르에 군사 개입을 할 경우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사진은 지난 27일 쿠데타 지지자들이 불타는 집권당 당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3.08.01.
AFP통신에 따르면 말리와 부르키나파소는 이날 공동성명에서 서아프리카 국가들이 모하메드 바줌 니제르 대통령을 복귀시키려 할 경우 자신들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니제르에 대한 어떠한 군사적 개입도 부르키나파소와 말리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면서 "군사 개입의 끔찍한 결과는 역내 전체를 불안정하게 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또한 "니제르 국민과 당국(쿠데타 세력)에 불법적이고 비합법적이며 비인간적인 제재를 가하는 것을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니제르 신군부 세력은 지난 26일 군사 쿠데타를 일으키고 바줌 대통령 사임, 국경 폐쇄, 통금시간 부과, 헌법 정지, 정당 금지 등을 발표했다. 쿠데타를 주도한 압두라흐마네 티아니 방위군 사령관은 자신을 니제르의 새 지도자로 선언했지만 국제적으로 외면당했다.
서아프리카 15개국 정치·경제 연합체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일주일 내에 바줌 대통령에게 권력을 되돌려주지 않으면 군 동원을 포함한 보복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COWAS는 쿠데타 지도부에 대해 여행 제한 및 자산 동결 제재도 가했다.
아프리카 55개국이 가입해 있는 아프리카연합(AU)은 쿠데타 세력에 15일 내에 부대로 복귀하고 헌정 질서를 회복하라고 촉구했다.
니제르는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에 이어 군사 쿠데타로 흔들린 3번째 사헬 국가다.
현 정부가 쿠데타의 결과인 기니 역시 별도의 성명을 내고 "군사 개입을 포함해 ECOWAS가 권고한 제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니는 "불법적이고 비인간적으로 보이는 이러한 제재는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ECOWAS는 입장을 재고하라"고 촉구했다.
바줌 대통령은 2020년 12월 니제르 역사상 처음으로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당선된 민선 대통령이다. 이른바 사헬 '쿠데타 벨트'에 유일한 친서방 지도자였다. 니제르는 프랑스의 옛 식민지 국가로, 1960년 독립 후 여러 차례 쿠데타가 발생했다.
니제르 신군부 쿠데타 세력은 친러시아 성향이다. 30일 수도 니아메에선 '러시아, 푸틴 만세'를 외치는 친쿠데타 시위가 벌어졌다.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은 아프리카에서 반서방 정권 및 세력을 지원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바그너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6월 말 무장반란 실패 후 벨라루스로 본거지를 옮겼는데, "힘을 모아 아프리카로 향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지난 27일엔 니제르 상황을 "(프랑스)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한 투쟁"이라고 묘사하며 용병 투입을 제안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