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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폭스, 6개 시·도로 급속 확산…"매일 3~4명 나올 수도"

등록 2023.04.19 05:00:00수정 2023.04.19 13: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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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외 TK·경남·전남도 발생…주로 젊은 남성

익명 접촉, 조사 난항…"확진자 낙인, 검사 위축"

[CDC=AP/뉴시스]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공개한 이 2003년 전자현미경 사진은 프레리도그(Prairie dog) 발병과 관련된 인간의 피부 표본에서 얻은 것으로, 성숙한 타원형의 엠폭스 바이러스(왼쪽과)와 원모양의 미성숙한 바이러스(오른쪽)가 찍혀 있다. 2023.04.19.

[CDC=AP/뉴시스]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공개한 이 2003년 전자현미경 사진은 프레리도그(Prairie dog) 발병과 관련된 인간의 피부 표본에서 얻은 것으로, 성숙한 타원형의 엠폭스 바이러스(왼쪽과)와 원모양의 미성숙한 바이러스(오른쪽)가 찍혀 있다. 2023.04.19.

[서울·세종=뉴시스]이연희 권지원 기자 = 이달 들어 엠폭스(MPOX·원숭이 두창) 확진자가 11명으로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발생 지역도 서울·경기 등 수도권 외에 대구·경북, 전남 등 6개 시·도로 퍼져나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발생 주기도 점점 짧아져 매일 3~4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지역사회에 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엠폭스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커지면 신속한 검사와 신고가 어려워지는 만큼 정부가 자발적인 신고를 독려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12일간 엠폭스 환자는 전국으로 퍼져 나가는 모양새다. 서울(7·8·14번째), 경기(9·16번째), 경남(12·13번째), 대구(10번째), 전남(6번째), 경북(15번째) 등 전국 6개 지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최근 일주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 모두 해외 여행력이 없는 만큼 이미 지역 사회 전파가 상당히 이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난 15일 YTN 인터뷰를 통해 "최근 한 달 사이에 발견되는 감염자들의 대부분은 해외여행력이 없거나 아니면 특정한 접촉력이 없는 분들이 대부분"이라면서 "지역사회에서의 감염이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사회에서 감염이 나온다는 것은 접촉 감염원을 추정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의미"라며 "엠폭스가 앞으로도 계속 우리 사회에서 존재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엠폭스 확진자의 발병 주기도 점차 짧아지고 있다. 지난 7일 해외 여행력이 없는 국내 6번째 엠폭스 환자가 발생한 이후 7~8번째 환자는 12일, 9번째 환자는 13일, 10~11번째 환자가 14일, 12~13번 환자는 15일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날에는 14~16번째 환자 3명이 동시에 확진됐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지역사회 전파가 제한적이지만 계속 진행되고 있고 그 결과물로 앞으로 매일 3~4명 정도 발견되는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환자가 언제 유입됐고 어느 정도 n차 전파가 일어났는지 역학조사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방대본은 이날 오전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통해 추가로 파악된 확진자 세부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질병관리청은 누적 9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3일 엠폭스의 위기경보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했으며 방대본을 꾸린 상태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도 엠폭스 방역대책반 등을 구성했다.

엠폭스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이다. 엠폭스는 치명률이 0.13%, 중증도는 1% 미만으로 낮고 특별한 치료 없이도 대부분 2~4주 이내 자연 치유된다. 각 시·도별 지정병원은 엠폭스 항바이러스 치료제인 '테코비리마트' 504명분을 보유하고 있다.

엠폭스는 성·피부접촉 등 밀접접촉을 통해 감염병이 확산하는 특성상 감염원이나 감염경로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예로 지난 7일 확진된 6번째 확진자는 잠복기 당시 감염원으로 추정되는 익명의 사람과 밀접접촉했다. 다만 당국은 아직 익명의 감염원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엠폭스 확진자 간 관련성이 확인된 사례는 12·13번째 확진자가 유일하다. 경남에 거주하는 12번째 환자는 지난 15일 검사로 확진됐으며, 역학조사 하는 과정에서 같은 지역에서 밀접접촉한 13번째 환자를 파악해 검사한 결과 '양성' 판정이 나왔다.

엠폭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질수록 유증상자나 확진자와 밀접접촉한 이들이 사회적 낙인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지 않고 숨어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자료에 따르면 성별이 확인된 엠폭스 확진자 96.4%는 남성으로, 그 중 18~44세의 젊은 남성이 79.2%로 나타났다.

질병청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확진자들의 성별 등 구체적인 인적사항을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국내 엠폭스 확진자들 역시 대부분 남성"이라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엠폭스 고위험군의 검사를 독려하기 위해 밀접접촉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클럽이나 목욕·숙박시설 등에 감염 예방수칙 관련 안내문을 배포한 상태다.

정 교수는 "엠폭스는 사회적 낙인이 있는 감염병이기 때문에 모든 감염병 관리의 핵심은 감염자가 잘 발견돼 신고 후 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면서 "엠폭스는 (빨리 발견돼서 치료받는 게)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핵심은 감염자가 빨리 진단될 수 있고 진단을 통해 다른 전파 사례를 막을 수 있는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엄 교수는 "엠폭스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분들이 예방 관련 정보를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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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 leak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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