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서울 전세 71주째 고공행진…지방 아파트값, 역대 최고 상승

등록 2020.11.05 14:16:4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감정원 11월1주 아파트 가격동향 발표

'전세파동'에 전국 전셋값 오름 폭 확대

전세→매매 수요 전환에 매매도 불안정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 시행 이후 나타난 전세매물 부족 현상 심화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71주째 올랐다. 한동안 잠잠했던 매매가격마저 전국으로 퍼진 전세 부족 현상 여파로 상승 폭이 확대되고 있다.

이번 주 지방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은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12년 5월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을 이사철 신규 세입자들이 전셋집을 구하지 못하자 일부 수요자들이 매매 시장에 뛰어 들며 중저가 아파트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경기 김포와 파주가, 지방에서는 부산 해운대·남·동래구 등 대출·세제 문턱이 낮은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격하게 몰리는 '풍선효과'가 확대되고 있다.

전국 전셋값 상승률 5년6개월來 '최고'…17개 시·도 일제 상승


5일 한국감정원의 '2020년 11월 1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주 대비 0.23% 올라, 지난 주(0.22%)보다 상승률이 확대됐다. 지난 2015년 4월3주(0.23%) 이래 최고 상승률이다.

전세시장은 최근 계약갱신청구권, 청약 대기수요, 거주요건 강화 등으로 매물이 부족한 가운데 저금리와 가을철 이사 수요 영향으로 전국적인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71주 연속 올랐다. 이번 주 서울은 지난주(0.10%) 대비 0.02%포인트(p) 커진 0.1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송파구(0.21%), 서초구(0.20%), 강남구(0.19%), 강동구(0.18%), 동작구(0.17%), 마포구(0.15%), 용산구(0.12%) 등 강남·강북권 대표 학군 지역과 역세권 주요 단지 위주로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인천(0.48%), 경기(0.24%) 등을 포함한 수도권 전셋값(0.23%)도 65주째 올랐다.

지방도 0.23% 상승했다. '행정수요 이전' 기대감이 커진 세종(1.26%)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른 가운데, 울산(0.60%), 충남(0.33%), 대전(0.30%), 강원(0.26%), 부산(0.25%), 대구(0.21%), 전북(0.18%), 충북(0.17%), 경남(0.14%) 등 전국 모든 시·도가 상승했다.

매매 수요 늘자 아파트값도 상승…비규제지역 뜀박질 '풍선효과'

전세 품귀 현상은 중저가 아파트 매매 수요를 유발해 아파트값 상승세를 촉발시켰다.
 
전국 아파트값은 금주 0.17% 올라, 지난주(0.13%) 대비 확대됐다. 지난 6월 4주(0.22%) 이후 4개월여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특히 지방 아파트값이 역대급 상승률을 기록했다.

금주 지방 아파트값 상승률은 0.19%로, 지난 주(0.15%) 대비 0.04%p 늘며 442주간(8년5개월) 최고치를 나타냈다. 대전(0.41%), 부산(0.37%), 대구(0.30%), 울산(0.27%), 세종(0.25%), 충남(0.23%) 등 위주로 오름 폭이 컸다.

지방 아파트값 급등세는 전세에서 매매로 수요 전환이 이뤄진 가운데, 대출 등 규제 문턱에 낮은 비규제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이 중 부산은 정부 규제 영향을 덜 받는 비규제지역으로서, 해운대구(0.84%), 남구(0.52%), 동래구(0.50%), 부산진구(0.43%)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큰 폭의 오름세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마찬가지로 규제 영향을 덜 받는 충남 천안시 서북구도 금주 0.54% 올라, 지난 주(0.35%)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수도권에서도 김포시(1.94%), 파주시(0.37%) 등 비규제지역에 매매 수요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경기 아파트값 상승률은 금주 0.23%로, 지난주(0.16%) 대비 확대됐다. 고양 덕양구(0.37%), 용인 기흥구(0.28%) 등도 평균을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인천(0.12→0.15%)도 연수구(0.21%), 미추홀구(0.19%), 계양구(0.15%) 등 위주로 상승했다.

잘 안 나가던 저가 소형마저…중저가, 서울 아파트값 상승 견인

신규 전세시장의 불안이 지속되자 서울도 0.02% 올라, 상승률이 소폭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8월 5주 이후 보합권 문턱에서 '0.01%'의 상승을 이어 오며 매도-매수간 10주째 팽팽한 눈치싸움을 벌였다. 그러다 이번 주 들어 무게 추가 다시 상승 쪽으로 기울었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 고가 재건축 단지들은 여전히 관망세지만 중저가 아파트값이 오르며 상승을 주도했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금주도 0.01% 하락해, 2주 연속 소폭 내림세다. 서초구·강동구는 보합(0.00%)을 유지했으며 송파구(0.01%)는 일부 지역 중소형 평형 위주로 상승세가 제한적이다.

반면 중랑구(0.08%), 강북구(0.03%), 관악구(0.03%), 노원구(0.03%), 금천구(0.02%), 강서구(0.02%) 등에서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중랑구는 면목동 구축 소형 단지로 수요가 급격하게 몰리며 신고가 경신이 나타나고 있다. 면목 한신 아파트 전용 44.5㎡는 지난달 25일 4억500만원에 팔려, 한 달 새 2000만~5000만원가량 올랐다. 인근 용마한신도 지난달 23일 전용 35.44㎡가 3억4900만원에 거래돼 지난달 거래가격 3억~3억1000만원 대비 약 3000만원 뛰었다.

감정원 관계자는 "전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3억~4억원대 단지로 전세 수요가 매매로 전환되고 있다"면서 "특히 그동안 수요가 없던 저가 소형 단지들의 거래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요자들이 경기 지역으로 이주를 시도하려다 매매가, 전셋값 모두 만만치 않자 전세자금으로 구입 가능한 서울 저가 소형 단지로 회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일부 세입자들이 기존에 살던 집보다 작은 크기의 주택으로 이주하는 '주거 하향 이동'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전세→매매 전환이 서울 아파트값을 다시 밀어 올릴지는 아직 판단이 이르다. 계약갱신청구권제 시행으로 서울에 주택을 새로 마련하려는 수요도 급격하게 줄어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가을 이사철이지만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속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며 "일부 지역 중소형 아파트 단지 위주로 나타나는 신고가 경신이 매매 가격을 밀어 올릴 지는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