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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자신을 '파시스트'라고 비난한 글을 수천만명에게 리트윗해

등록 2017.08.15 23:30:59수정 2017.08.16 02:5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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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타운=AP/뉴시스】 뉴저지주 소유 베드민스터 골프장에서 보름간 실무 휴가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8월14일 중국 관련 행정명령 서명 차 백악관에 가기 위해 지방 공항에서 에어포스원으로 걸어가고 있다. 2017. 8. 14.

【모리스타운=AP/뉴시스】 뉴저지주 소유 베드민스터 골프장에서 보름간 실무 휴가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8월14일 중국 관련 행정명령 서명 차 백악관에 가기 위해 지방 공항에서 에어포스원으로 걸어가고 있다. 2017. 8. 14.

【워싱턴=AP/뉴시스】 김재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자신을 '파시스트'라고 욕한 딴 사람의 트윗을 자신의 수천 만 명 팔로워에게 리트윗하는 대 실수를 저질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아침(현지시간) 잘 모르는 사람이 자신에게 띄운 '그는 파시스트다'라는 말이 들어 있는 트윗을 리트윗한 뒤 전후 문맥 상 '그'가 자신을 가리킬 수도 있다는 의심이 들어섰는지 바로 5분 뒤 이를 삭제했다. 그러나 이미 리트윗은 트럼프의 3500만 팔로워에게 전해진 후였다.

쏟아진 물이라 불처럼 뜨거운 반응이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

트럼프는 친애하는 폭스 뉴스의 폭스앤프렌즈 프로가 언급한 애리조나주 피닉스 카운티 전 경찰서장에 대한 대통령 사면 가능성에 사람들의 관심을 환기시켜 보려고 '파시스트' 리트윗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80세가 넘은 조 아르파이오 전 서장은 2년 전까지 수십 년 동안 피닉스 경찰을 이끌었는데 애리조나주 히스패닉 계에게는 악마 같은 존재였다.

연방 사법경찰이 아닌 지방 경찰은 불심 검문 등으로 불법체류자 여부를 따질 권한이 없으나 아르파이오는 이를 무시하고 수많은 불체자들을 잡아들였다. 백인들은 환호했고 그를 연방 법무장관에 추천하는 운동까지 벌어졌다. 아르파이오는 재직 시 이같이 '불법 이민자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골라 검문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날 새벽 트럼프 대통령에게 @마이크홀덴42가 "그는 파시스트다, 별로 특별하다고 할 수 없는'이라는 트윗을 띄웠다. 여기서 '그'는 누구를 가리킨 것일까.

트럼프가 리트윗의 물을 쏟고 불 같은 반응이 나온 후 마이크홀덴42는 후속 트윗을 통해 자신은 "아르파이오가 아니라 트럼프가 파시스트"라는 뜻으로 글을 썼음을 시사했다.

이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파시스트라고 부른 글을 리트윗한 것을 눈치 챈 사람들의 댓글이 산사태처럼 일어났다.

이에 마이크홀덴42는 "트윗터로부터 은퇴를 선언한다. 죽을 때까지 이 RT(리트윗)보다 큰 것을 날릴 턱이 없어서"라고 썼다. 42는 은퇴 선언을 깨고 조금 후 한 줄을 덧붙였다. "(나의 트윗 은퇴 선언은) POTUS(미국 대통령)에 의해 공식 허가됐다."

트럼프의 리트윗 실수는 지난 토요일의 버지니아주 샬로츠빌에서 벌어진 백인 우월주의 단체들과 그 대항 시위대 간의 충돌 사건 여파로 보인다. 트럼프는 한 명이 돌진한 차에 깔려 죽은 후 양쪽을 다 나무라는 트윗을 날렸다가 곤욕을 치렀다.

결국 이틀 뒤인 14일 "인종주의는 악"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말이 진심이었다면 '파시스트' 리트윗 실수는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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