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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대신 물 속 달리는 그린란드 썰매개들…SNS서 사진 화제

등록 2019.06.18 14:3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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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덴마크기상연구소·AP/뉴시스】 북극과 가까운 그린란드에서 13일(현지시간) 두꺼운 얼음층의 윗부분이 녹으면서, 썰매개들이 발목 깊이의 물 웅덩이를 지나고 있다. 이 사진은 덴마크기상연구소의 스테펜 올센 연구원이 그린란드 북쪽에 설치해놓은 장비를 수거하러 가던 중 찍은 것이다. 18일 가디언과 CNN은 개들이 마치 물 위를 달리는 듯한 착시를 일으키는 이 사진이 SNS 상에서 큰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2019. 06.18

【그린란드=덴마크기상연구소·AP/뉴시스】 북극과 가까운 그린란드에서 13일(현지시간) 두꺼운 얼음층의 윗부분이 녹으면서, 썰매개들이 발목 깊이의 물 웅덩이를 지나고 있다. 이 사진은 덴마크기상연구소의 스테펜 올센 연구원이 그린란드 북쪽에 설치해놓은 장비를 수거하러 가던 중 찍은 것이다. 18일 가디언과 CNN은 개들이 마치 물 위를 달리는 듯한 착시를 일으키는 이 사진이 SNS 상에서 큰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2019. 06.18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북극에 가까운 그린란드에서는 6월에도 광활한 얼음 위를 달리는 썰매 개들의 모습을 비교적 쉽게 볼 수가 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그린란드의 얼음층이 예년보다 두어달 빨리 대규모로 해빙되면서, 얼음층 윗부분에 물이 들어찬 곳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간) CNN, 가디언은 하얀 얼음 위와 아니라 푸르른 색의 물 속을 달리는 썰매 개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 한장이 소셜미디어(SNS) 상에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사진은 지난 13일 덴마크기상연구소의 해양얼음센터에서 일하는 스테펜 올센이 찍은 것이다. 그의 팀은 그린란드 북쪽에 설치해놓았던 장비를 수거하기 위해 개들이 모는 썰매를 타고 길을 나섰다가 사진 속 풍경을 만나게 됐다. 얼음 위에 세워놓았던 기상관측 장비도 물 속에 가라앉았는지 찾을 수없었다고 한다.

올센이 찍은 사진은 그린란드의 북서쪽 얼음층의 윗부분이 녹으면서 생겨난 발목 깊이의 물 속을 썰매개들이 달리는 모습을 담고 있다. 언뜻 보면 마치 합성한 이미지이거나, 개들이 물 위를 달리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사진은 조작인 아닌 실제 풍경 그대로 이다. 사진 속 장소는 그린란드 잉글필드 브레드닝 피요르드로, 올센은 예년엔 이곳이 약 1.2m 두께의 얼음판이었다고 밝혔다. 또 트위터를 통해,  해당 지역을 찍은 위성사진을 보면 그린란드의 요즘 '비정상적인' 상태를 확연히 알 수 있으며 "많은 이들에게는 이런 이미지가 과학보다더 더 상징적"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덴마크기상연구소의 기후 과학자 루트 모트람은 "지난 주 그린란드를 비롯해 북극의 많은 곳에서 기온이 매우 따뜻했다"며 "남쪽에서부터 올라온 보다 따뜻한 공기"를 대규모 해빙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연구소의 관측소가 있는 카나크 공항 부근 지역의 기온은 지난 12일에 17.3도, 13일에는 15도를 기록했다. 이는 그린란드의 6월 기온으로는 물론이고 한 여름 기온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방대한 지역이 얼음에 뒤덮힌 그린란드에서도 매년 여름이면 얼음층 윗부분이 녹아서 물구덩이로 변해버리곤 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모습은 보통 7월말쯤에나 나타나곤 한다.

모트람은 올해 그린란드에서 나타나고 있는 대규모 해빙현상의 원인이 기후변화에 따른 글로벌 온난화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원인들이 영향을 미친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게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의 기상 모델 시뮬레이션으로 볼때 , 그린란드 주변 바다의 얼음이 전반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나 빨리, 그리고 얼마나 많이 줄어들이지는 글로벌 기온이 얼마나 오를지에 크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지난 15일 CNN은 그린란드의 얼음층 40% 이상에서 해빙현상 현상이 나타나 20억t 이상의 얼음 손실이 추정된다고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한 바있다.

지난 4월 19일에는 워싱턴포스트가 미국 컬럼비아대 래몬트 도허티 지구관측소의 대기과학자 마코 테데스코 교수를 인용해 그린란드의 여름 해빙시즌이 평년보다 무려 한달 가량 일찍 시작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테데스코 교수는 "그린란드의 얼음은 5월 이전에 녹으면 안된다. 그런데 지난 7일 첫번째 해빙이 관측됐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팀은 그린란드 동남쪽 해안지역을 기후변화의 '그라운드 제로'로 주목하고 있다. 그는  "최근 그린란드의 태양복사(solar radiation)가 지난해 8월 관측됐던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이에 따라 얼음이 예년보다 더 빨리 녹을 것으로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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