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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日정부 크루즈 대응 질타…"잡념있는 정치인이 판단"

등록 2020.02.20 15:4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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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개입에 의문 제기 않은 언론들도 책임"

일본 정부 "반성과 검증하겠다"

[요코하마=AP/뉴시스]일본 요코하마항에 지난 12일 대형 유람선(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정박해 있다. 항구에는 대기하고 있는 구급차들의 모습도 보인다. 2020.02.12.

[요코하마=AP/뉴시스]일본 요코하마항에 지난 12일 대형 유람선(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정박해 있다. 항구에는 대기하고 있는 구급차들의 모습도 보인다. 2020.02.12.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요코하마(橫浜)항 정박 대형 유람선(크루즈) 다이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대한 일본 정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역 대응이 집중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크루즈에 탑승했던 의사가 "비참한 상태"였다는 폭로를 한 후 전문가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으며 일본 정부는 비판에 대해 반박하면서도, 반성과 검증을 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한 목소리 비판…"크루즈 검역 문제"

20일 지지통신은 집단 감염이 발생한 다이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선내 감염 대책과 관련 전문가들의 '의문'이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8일 밤 유튜브를 통해 크루즈 선내 감염 대책이 아프리카, 중국보다 형편없어 "비참한 상태"이라고 폭로한 고베(神戸) 대학교 이와타 겐타로(岩田健太郎) 감염증 내과 교수는 19일 야당공동회파의 청문회에 참석했다.

그는 청문회에서 다이이아몬드 프린세스호를 검역을 둘러싸고, 선내에 바이러스 안전 영억과 위험 영역의 구별이 애매하게 되어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후생노동성이 크루즈에서 검사 결과 음성 확진을 받은 승객들을 하선시키고 있으나, 검사의 정확도가 30~50% 정도에 그친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 것(선내 검사)을 근거로 감염되지 않았다는 것은 비과학적이다”라고 호소했다.

후생노동성의 의뢰를 받아 크루즈 선내 조사에 나섰던 이와테(岩手) 의과대학 사쿠라이 시게루(桜井滋) 교수도 다이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처음부터 감염증 대책 전문가가 상주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역 등을 위해 크루즈로 파견된 일본 재해파견의료팀(DMAT)에 대해서도 마스크 장비가 통일되지 않았으며, 손소독제을 휴대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는 "(DMAT 사이에) 위험하지 않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의사이자 일본 의료거버넌스 연구소 이사장인 가미 마사히로(上昌広)는 20일자 마이니치 신문에 크루즈가 "(일본에) 도착 후 바로 하선시켜 증상에 따라 개별 대응했어야 한다"고 강력 비판했다.

그는 대형 선박 관리는 어렵고 감염 확대 방지를 위해서는 하선이 필요하다는 논문이 많다며 “더구나 대형 선박을 검역한 경험이 적은 일본에게 선내 감염은 콘트롤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자신은 혈액내과 의사지만 "무균실에 들어갈 때 방마다 상의를 갈아입는다. 균이나 바이러스를 들이지 않기 위해서다. 그런데 선내에서는 승무원이 배식 등을 위해 각 객실을 돌 때 옷을 갈아입지 않았다고 한다. 이것이 감염을 확산시켰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검역법은 검역소장에게 큰 권한을 부여해 여행자의 건강과 인권을 생각해 격리 판단을 하게 한다. 정치권력과는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도쿄올림픽 개최와 지지율 등 잡념이 있는 정치인이 초법규적(국가가 상정한 법률 범위를 행정이 넘는 행위)으로 사실상의 격리를 판단했다. 법에 근거한 신체구속을 했다고는 하나 의학사상 불상사로 남게 됐다. 정치가의 개입에 의문을 품지 않은 미디어도 책임이 있다"고 힐난했다.

◇비판 잇따르자 일본 정부 "반성과 검증 하겠다"

20일 중의원 예상위원회에 참석한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은 전날 파문을 일으킨 이와타 교수의 ‘폭로’ 동영상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선내 감역 대책이 불충분했다는 이와테 교수의 지적에 대해 "현지 직원에 따른 구역관리도 확실히 이뤄지고 있다. 감염증 전문가들도 여러 과제를 지적하고 있어 매일 수정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와테 교수가 크루즈에서 하루 만에 쫓겨난 사실에 대해서는 "DMAT 업무에 종사한다는 약속에 따라 역할 분담을 한다고 승선했으나, 업무를 적절히 운용하지 않아 하선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크루즈가 관광객을 태우고 앞으로도 계속 우리나라를 찾을 것이다. 감염(사태 발발)할 때 누가 책임을 가지고 대응해야하는지, 어떤 대응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이번 일을 반성하고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폭로' 동영상 삭제한 크루즈 진입 의사…일본 정부 "관여 안 해"

한편 18일 밤 유튜브에 게시되며 파문을 일으킨 이와테 교수의 다이이아몬드 프린세스호 검역 관리 폭로 동영상은 20일 현재 삭제된 상태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동영상 삭제에 정부가 관여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테 교수가 동영상을 통해 지적한 점에 대해서도 "선내 관리는 감염 관리 전문가가 상주해 있다"며 바이러스 관련 구역 관리도 이뤄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다이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승객 가운데 2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크루즈 탑승객 가운데 사망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3명으로 늘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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