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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물갈이 물꼬 튼 '김형오의 힘'…한강·낙동강벨트가 관건

등록 2020.02.20 16:3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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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김광림·최교일 불출마…강효상은 '서울 험지' 강북 출마

김형오 공관위 힘 실려 쇄신 탄력…공천 잡음 수그러들어

'한강벨트·낙동강벨트' 관건…홍준표·김태호 '요지부동'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총선 공천 신청자 면접을 하고 있다. 2020.02.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총선 공천 신청자 면접을 하고 있다. 2020.02.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공천 물갈이, 살생부 논란에도 꿈쩍도 않던 TK(대구·경북)에서 미래통합당 현역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면서 꽉 막혔던 공천 물갈이가 일단 물꼬를 트게 됐다.

공천 공정성을 둘러싼 잡음이 연이어 불거지던 시점에 TK 의원들의 연쇄 불출마 선언이 나오면서 '김형오 공관위'에 힘이 실리는 동시에 공천을 둘러싼 잡음은 하루만에 사그라든 양상이다. 

20일 통합당에서 총선 불출마 대열에 합류한 건 김광림 의원(3선·경북 안동)과 최교일 의원(초선·경북 영주문경예천)이다. 대구 달서병 출마를 준비해온 강효상 의원(초선·비례대표)은 불출마 대신 서울 강북 험지로 선거구를 변경하기로 해 TK 쇄신은 탄력을 받게 됐다. 

당 최고위원이기도 한 김 의원은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정치 여정을 마친다"며 "미래통합당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깨끗한 마음으로 12년 정치 여정을 마무리하고자 한다"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친황(親黃·친황교안 )그룹'으로 통한 최 의원은 "현 정권의 일방 독주와 여당의 횡포를 막지 못했다"며 "국민들의 여망에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하여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앞으로 미래통합당의 4·15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마를 접었다.

강 의원은 "대구 공천이라는 프리미엄을 내려두고 최전선인 서울에서 여당인 지역구를 한 곳이라도 더 탈환하기 위해 선봉대로 나설 것"이라며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패배한다면 문재인 정부 폭정으로 대한민국은 걷잡을 수 없는 망국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나라가 무너지면 대구도 없고 저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경북 안동 3선 김광림 미래통합당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4.15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2020.02.20.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경북 안동 3선 김광림 미래통합당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4.15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2020.02.20. [email protected]

대구·경북지역에서 미래통합당의 현역 불출마 선언은 대구의 유승민·정종섭 의원과 경북 구미의 장석춘 의원까지 더하면 모두 5명이 된다. 지금까지 10명의 지역구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PK(부산·경남)와 비교할 때 절반에 불과하다. 한 지역에서 절반 이상의 현역이 불출마를 선언한 부산(7명)과 비교할 때 대구(2명)는 여전히 요지부동이라 TK 물갈이가 순탄할 것이라는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정치권에서는 공관위가 TK 면접을 하루 연기하면서 결과적으로 이 지역 의원들에게 '결단'을 압박하는 효과가 통한 것으로 보고 있다. "TK가 봉이냐"고 공개적으로 반발한 만큼 대대적 물갈이에 불만을 표출했던 TK 의원들을 김 위원장이 뚝심으로 제압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김 위원장은 TK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일부 초재선 의원과 다선 의원들에게 불출마를 권유하는 전화를 돌리면서 사실상 컷오프(공천배제)를 암시하는 최후통첩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위원장은 "개혁이라는 것은 자기부터 개혁하는 것이다. 남 보고는 개혁하라고 하면서 자기는 하지 않으면 지금 문재인 정권과 다른 점이 뭐가 있겠느냐"며 "아주 나하고 가까운, 아끼는 동료 후배들이 이런 대결단을 내려주는데 대해서 너무나 감사하고 또 미안한 마음이다. 쇄신하고 개혁하고 혁신하고 스스로 옷을 벗는 대결단을 하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말했다.

일단 TK 지역에도 불출마를 통한 '선수교체'가 가능해진 만큼 '김형오 공관위'는 큰 부담을 덜게 됐다. 황교안 당대표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아 공천 칼자루를 쥔 채 인적 쇄신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김형오 위원장에게는 더 큰 힘이 실리게 됐다.

TK가 서서히 움직이면서 정치권의 관심은 한강벨트와 낙동강 벨트 완성을 통한 개혁공천에 쏠리고 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면접에 참가하고 있다. 2020.02.20.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면접에 참가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황교안 대표가 대표적 험지인 종로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인천의 3선 안상수 의원은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을 떠나 지난 20년 동안 민주당이 독식한 인천 내 '험지' 계양갑 선거구 출마를 전날 결심했다.

다만 여전히 대권을 넘보는 잠룡이나 다선 의원들의 험지 출마는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당초 수도권 험지 출마를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두 사람은 경남을 놓지 않고 있다.
 
홍 전 대표는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 출마를 추진하다가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위치한 경남 양산을로 출마 희망지를 변경했다. 양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김두권 의원과 PK 총선 빅매치를 치러 정권심판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면접에 참가하고 있다. 2020.02.20.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면접에 참가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다만 김 위원장이 이 지역 전략공천 결정을 계속 미뤄오면서 일각에선 서울로 홍 전 대표를 차출해 한강벨트를 완성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 반면 홍 전 대표가 중도층 표심이 관건인 수도권의 선거에는 유리하지 않아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반론도 혼재한다 .

홍 전 대표는 "저는 밀양에서 컷오프 당했잖나. 이번 양산에서 (컷오프) 나오면 이제 세 번째"라며 "컷오프를 두 번 당하면 정계 은퇴나 무소속 출마 중 선택할 수밖에 없겠죠"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그는 "일부 위원들이 수도권에서 20명 이상 공사를 해서 되었지 않았냐(고 했다)"며 "제 역할은 그렇게 하겠다. PK(부산·경남) 지역에서 선거해 보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서울 출마 여부에 대해 "지금 어떻게 나가겠나"라고 반문하면서 "(김형오)위원장님도 고민이 많겠죠. 서울 인재가 없으니까. 고민이 많겠죠"라고 답했다.

김태호 전 지사는 정의당 여영국 의원이 당선된 창원성산 선거구 출마를 권유받고 있으나 자신의 고향 출마를 고수하고 있어 김 위원장이 험지 출마를 관철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전 지사는 "저는 노무현 대통령의 성지라 할 수 있는 김해 봉하마을에서 누구나 '가면 죽는다, 가지마라' 했지만 당의 명령을 받고 두 번의 승리를 당에 안겨드렸다"며 "도지사 선거 끝나고 고향에 머물며 이제 초심의 마음으로 다시 이곳(고향)에서 좀 더 진지하고 성숙한 정치를 시작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마음이 무겁지만 민심은 정치공학을 넘어서고 있다. 험지 출마를 안 하면 당을 이해하지 않고 나라 생각을 안 하는 것이고, (험지에) 출마하면 다르게 생각하는 이분법의 논리도 적용되어선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아직까지 저는 당을 한번도 떠나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며 컷오프되더라도 무소속 출마에는 선을 그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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