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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일간지, 코로나19 사망자 150명 부고로 10개면 꽉 채워

등록 2020.03.17 15: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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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 베르가모주의 일간지, 13일자 지면에 150여명의 부고 실어

[서울=뉴시스] 이탈리아 북부 베르가모 주에서 발간되는 일간지 레코 디 베르가모의 13일(현지시간)자 부고 지면. 평소 2~3페이지였던 부고면이 코로나 19 사태 때문에 10개면으로 증면됐다. <사진출처: 레코 디 베르가모> 2020.03.17

[서울=뉴시스] 이탈리아 북부 베르가모 주에서 발간되는 일간지 레코 디 베르가모의 13일(현지시간)자 부고 지면. 평소 2~3페이지였던 부고면이 코로나 19 사태 때문에 10개면으로 증면됐다. <사진출처: 레코 디 베르가모> 2020.03.17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강타한 이탈리아에서 16일(현지시간)현재 총 2158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금 이탈리아가 겪고 있는 비극적인 상황을 잘 보여주는 것들 중 하나가 바로 신문의 부고면이다.

사망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이탈리아 북부 지역에서 발간되는 일간지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부고를 싣기 위해 부고 지면을 10~11페이지로 늘리고 있는 것. 평소 부고면은 많아야 2~3면에 불과했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 이탈리아 북부 베르가모 주에서 발간되는 레코 디 베르가모의 지난 13일자 부고 지면을 찍은 사진과 함께 현지의 분위기를 전했다.

10페이지에 걸쳐 150명 이상의 부고를 싣은 이 신문의 편집자는 "마치 전쟁 소식지 같다"고 말했다. 부고면 담당자인 다니엘라 타이오치는 WP에 "마치 화학폭탄이 터진 것 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이 신문의 부고면은 지난 2월 9일에는 3면이었는데, 13일에는 무려 10면으로 늘었다. 부고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70~80대이다.  부고에는 일반적으로 사인은 언급되지 않는데, 90% 이상이 코로나19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짧은 부고이지만, 긴박했던 사망 당시 상황을 추론해볼 수있는 내용이 담겨 있기도 한다. "(장례식 없이) 바로 화장장으로" "추모식 일정은 추후 결정" 등의 표현이 그런 예이다.

베르가모는 밀라노 동쪽에 자리잡은 부유한 주로, 총 인구는 약 110만명이 달한다. 하지만 이 곳은 이른바 '코로나 19 핫스팟'으로 변하면서, 사망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베르가모 주의 소도시 넴브로에서만 지난 12일동안 70여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이 곳의 총 사망자는 120여명이었다.

레코 디 베르가모의 알베르토 체레솔리 편집국장은 "이탈리아는 집단적 비극의 한 가운데 있다"며 "바이러스가 내가 살고 있는 곳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뜩이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독자들이 더 힘들어할까봐 부고 지면을 신문의 맨 뒤쪽에 실으려 했지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전달하기 위해 신문 중간에 실었다고 설명했다.

체레솔리 편집국장은 "(돌아가신) 이 분들은 우리의 위대한 어른들이었다. 이런 식으로 돌아가시는 것은 정말로 부당하다"고 안타까워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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