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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무증상 전파' 의심 보고에 방역당국 긴장 '바짝'

등록 2020.04.12 16: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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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상자 중심 접촉자·역학조사 어려워질 수도

싱가포르 "7건 무증상 전염 가능성 높다" 보고

방대본 "당국조사선 찾지 못해…부산사례 분석"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린 16·18번째 확진자 모녀가 입원 치료를 받은 광주21세기병원에서 5일 환자들이 광주소방학교 생활실로 이동했다. 해당 환자들은 모녀가 입원한 병동 3층과 다른 층 병실에 입원해 있었고, 위험도가 비교적 낮다고 판단돼 소방학교 생활실 1인실에 격리된다. 환자 이송 중 질병관리본부 중앙역학조사관이 업무상 통화를 하고 있다. 2020.02.05.  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린 16·18번째 확진자 모녀가 입원 치료를 받은 광주21세기병원에서 5일 환자들이 광주소방학교 생활실로 이동했다. 해당 환자들은 모녀가 입원한 병동 3층과 다른 층 병실에 입원해 있었고, 위험도가 비교적 낮다고 판단돼 소방학교 생활실 1인실에 격리된다. 환자 이송 중 질병관리본부 중앙역학조사관이 업무상 통화를 하고 있다. 2020.02.05.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무증상 시기 다른 사람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파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해외에 이어 국내에서도 보고되면서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아직 무증상 시기 2차 감염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가설이 입증된다면 유증상자를 중심으로 하는 현행 역학조사만으로는 감염원과 접촉자를 확인, 차단하는 게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12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부산 지역 등에서 감염자, 확진자를 분석한 결과 무증상 시기에 노출된 사람이 확진된 사례가 있다고 보고됐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저희가 조사했던 사례에서는 아직 그런(무증상기 전염) 사례를 명백하게 찾지는 못한 상황"이라며 "계속 사례에 대해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증상이 없어도 진단 검사 결과 양성이 나오는 '무증상 감염' 사례는 이미 확인된 바 있다.

대구시가 관리 중인 신천지 교인·교육생 1만459명 가운데 확진자는 4258명인데 이 가운데 75.7%인 3222명(1036명 유증상)은 증상을 보이지 않은 채 확진됐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송준영, 정희진, 김우주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국내 초기 확진자 28명 중 3명은 무증상 감염자였으며 본인도 증상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증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부산에서 보고된 사례는 그런 무증상자가 기침 등 증상 없이 다른 사람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2차로 전파할 수 있느냐 하는 '무증상 전염' 의심 사례다.

해외에서는 이러한 무증상 전염 사례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가 이미 있었다.

이달 10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주간보고서(MMWR)에서 연구진은 1월23일부터 3월16일까지 싱가포르에서 발생한 집단 발생 사례 중 7건이 증상 발현 전 확진자로부터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잠정 결론을 냈다.

10명이 이런 무증상 전염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전체 지역사회 확진자 157명 중 6.4%다.

7건 중 첫 전파 시기를 특정할 수 있었는데 연구진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전파는 대체로 증상이 나타나기 1~3일 전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무증상 전염이 해외에서 보고된 데 이어 관련 의심 사례가 부산 지역에서 나오자 방역당국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가뜩이나 감염된 이후 무증상일 수 있는 코로나19는 관련 증상도 기존에 알려진 발열, 호흡기 등 외에도 권태감, 피로감, 근육통 등 비특이적 증상이 많아 증상이 시작된 날짜를 특정하기 어렵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확인된 초기 증상 발현일로부터 시작했던 역학조사 접촉자 분류 및 동선 공개 시점을 증상 발현 하루 전으로 확대한 데 이어 이달 3일부터 이틀 전까지 확대한 것도 이런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확진자로부터 무증상 시기 2차 전파가 가능하다면 감염원을 찾는 일도 쉽지 않다.

현재 방역당국은 역학조사를 하면서 확진일보다 증상발현일을 중심으로 초발 환자를 찾는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대구 지역 첫 확진자인 31번째 환자(61·여성) 사례다. 당시 방역당국은 첫 확진자인 31번째 환자 이전에도 증상이 나타난 환자를 확인해 31번째 환자도 다른 감염원으로부터 감염됐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런데 무증상 전염이 입증된다면 이러한 역학조사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앞선 싱가포르 사례만 봐도 무증상자로부터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7건 가운데 3건은 아직 노출 시점을 확인하지 못했다.

정 본부장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이러한 무증상기에 전염·전파시킨 사례에 대한 보고가 있기 때문에 발병 전 무증상기에도 어느 정도 전염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그게 모든 전파 경로의 대부분을 차지하기보다 일부 그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만약에 무증상기에 전염력이 있다고 하면 현재 저희가 유증상자를 중심으로 한 사례에 대한 판단이나 조사에 상당한 어려움이 생길 수가 있는 상황"이라며 "좀 더 조사가 진행되면 정리를 해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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