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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회 제한·발열 체크 해도…무증상 감염에 의료기관 '조마조마'

등록 2020.05.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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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간호사 4명 확진…용인 강남병원서도

유증상자 조기퇴근했지만…4명 중 2명 무증상 감염

1월부터 면회제한하고 하루 2회 건강상태점검 진행

"의료기관, 코로나19로부터 완전한 안전지대 아냐"

"메르스보다 강화된 수칙 필요…상시대응체계 필요"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4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확인된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관계자들이 내원객들의 발열을 체크하고 있다. 2020.05.19.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4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확인된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관계자들이 내원객들의 발열을 체크하고 있다. 2020.05.19.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이른바 국내 '빅5 병원' 중 한곳인 삼성서울병원 등에서 잇따라 의료진 확진 환자가 발생해 방역당국과 의료계가 긴장하고 있다. 일찌감치 면회객 방문을 제한하고 근무자들의 건강 상태도 확인하고 있지만 무증상 감염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성상 의료기관도 감염으로부터 안전지대는 되지 못하고 있어 우려가 크다.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사례까지 포함하면 의료기관 종사자 가운데 266명이 코로나19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계기로 의료기관들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코로나19는 그보다 전파력이 훨씬 강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한층 강화된 감염 예방 노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 수술팀 소속 간호사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이날 흉부외과와 산부인과 수술장에서 근무한 간호사 3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간호사는 지난 16일부터 미열과 인후통 증상을 보였고 다른 한명은 18일 오후부터 근육통 증상을 느껴 조기 퇴근했다. 다른 2명은 현재까지 무증상 상태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오후 5시 기준 추가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확진 판정을 받은 간호사 4명과 3층 같은 수술실 구역에서 일했던 의료진 33명은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처음 확진된 간호사 등과 동선상 접촉한 것으로 조사된 623명 중에서도 동료 간호사 3명이 양성, 347명은 음성으로 판명됐으며 273명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추가 확진자 규모가 증가할 것인지 등은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감염 경로나 수술실 이외 공간에서 접촉이 발생했다면 코로나19 특성상 전파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 추가 전파를 통해 다른 공간에서 접촉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근무 직원만 8900여명에 달하고 하루 1만명 가까이 외래진료 환자가 찾는 삼성서울병원 특성상 추가 확산이 가능하다.

다만 확진 판정을 받은 간호사들은 같은 팀 소속 간호사들로 응급실이나 병실 등 환자나 의료진 이동이 많은 장소가 아닌 수술실에서 근무했다. 수술실은 인원이 제한돼 있고 애초에 일반병실보다 감염 예방 절차가 꼼꼼하다. 음압 수술실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전날 "대개 흉부외과라면 예를 들어 결핵 환자에 대한 수술이 이뤄질 수도 있고 의료진 등은 수술장에서 다른 수술 공간으로의 전파를 막기 위해 주로 음압수술실이 활용되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이 경우(삼성서울병원)는 의료진 감염이 먼저인지, 의료기관 내인지 외인지 등 역학조사를 통해 확인을 하고 (수술실과 감염 예방간 연관성을)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삼성서울병원처럼 규모가 큰 대형병원은 사람들 출입이 많다"며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들도 20대로 젊고 활동을 많이 해 어디에서 걸렸는지 확실히 몰라 (감염 사실을) 놓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예전 병원 내 감염 사례들처럼 병실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면 의료진들도 왔다갔다 하고 많은 환자들이 접촉해 규모가 커지는데 수술방은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감염 관리 수칙들을 지킨다"며 "수술방 특성상 병실에서 생긴 것보다는 감염 전파력이 낮지 않을까 싶지만 자세한 건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삼성서울병원뿐만 아니라 어느 의료기관에서든 의료기관 내 감염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전체 확진자의 절반 이상이 발생한 삼성서울병원은 이후 음압격리병실을 추가 확보하고 선진형 응급실을 확충하는 등 1000억원가량을 투입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때도 국내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직후인 1월23일 보호자 1명을 제외한 방문객의 입원환자 면회를 제한했다.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루 2회 증상 유무를 확인하고 마스크를 착용해야만 출입을 허용했다.

하지만 감염되고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등 코로나19 특성 앞에 의료기관은 코로나19 안전지대가 되지 못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도 "급성기병원, 특히, 대형병원 같은 경우는 더더욱 이러한 자체적인 방역조치가 강화되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무증상 상태에서 감염이 이뤄질 수 있다는 코로나19 특성이 의료기관뿐만 아니라 모든 시설에서 관리를 상당히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윤 반장은 "의료기관 내에서 무증상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 내에서 철저한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방역 조치들이 같이 이뤄진다면 의료기관 내에서 확산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며 "의료기관이 코로나19로부터 완전한 안전지대인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처럼 의료기관 내 감염이 지속될 경우 의료 공백도 문제다. 접촉한 의료진이 2주간 자가격리를 하거나 최악의 경우 의료기관을 일시 폐쇄해야 하는 일까지 생기기 때문이다.

철저한 마스크 착용 등 의료진의 노력과 함께 의료기관이 상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한 대목이다.

김우주 교수는 "코로나19는 전파력이 세고 무증상 전파도 있어 메르스때처럼 대응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메르스보다 한층 강화된 감염 관리 예방 수칙과 함께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경험이 중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 명지병원에서 격리병동 근무 의료진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장기전으로 전환되는 국면에서 병원의 새로운 상시 전략을 재수립해야 할 것 같다"며 "의료진들의 피로도와 상시대응체계를 뒷받침해줄 여러 조치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생각을 밝혔다.

윤태호 반장은 브리핑에서 "큰 병원일수록 감염관리실이라든지 감염관리를 위한 자체적인 노력들을 제도화하고 있다"며 "그러한 부분들을 통해서 혹시라도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이 조기에 발견돼서 더 큰 문제로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의료기관과 같이 계속 마련하고 지원할 수 있는 부분들은 계속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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