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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왜 정의연만 보나"…나눔의집 고발자의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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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6-26 19:3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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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위안부 할머니가 아니라 정치적 이슈에만 관심 있는 것 같아요."

지난 17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집'에서 만난 공익제보자 김대월(35) 학예실는 이렇게 말했다. 나눔의 집 비리 의혹을 폭로했으나, 정의연에 비해 상대적으로 세상의 주목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탄식이었다.

시간을 거슬러 가면, 그가 느끼는 박탈감은 상당히 수긍이 간다. 사실 정의연과 나눔의 집은 비슷한 시기 논란에 휩싸였다.

나눔의 집 비리 의혹은 지난달 18일 한 방송사 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졌다. 이보다 열흘 전쯤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후원금 부정 사용 의혹이 나왔다. 이용수 할머니를 통해서였다.

그런데 출발선은 비슷했지만 이후 전개되는 상황은 많이 달랐다.

나눔의 집은 내부자 고발 이후 석달이 지난 9일에야 경찰이 사무실과 운영진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그 3개월간 그들은 '후원금 횡령', '기부금품법 위반' 등 의혹을 제기하며 전 사무국장, 전 소장 등을 고발했다.

김 실장은 주무관청인 광주시 등에도 민원을 넣었다. 하지만 매번 "개선 명령" 정도의 짤막한 답변만 받았다. 그는 위안부 할머니 생활비 등을 지원하는 여성가족부도 보도 이후 잠깐 얼굴을 비췄지만, 책임 회피에만 몰두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반면 정의연 수사는 속전속결이었다. 지난달 20일부터 검찰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같은 달 26일부터는 하루에서 사흘간격으로 관계자 소환조사 등 집중수사를 이어졌다.

김 실장은 지지부진한 나눔의 집 수사 상황을 지켜보며,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던 정의연과 비교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에게 어떤 말을 했어야 할까. 정의연 논란은 사실 여당 국회의원까지 연루된 사안이었다. 언론과 정치인들, 시민단체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반면 나눔의 집은 대중이 이름 한 번 들어보지 못 한 평범한 청년들의 싸움이다.

김 실장이라고 그 사실을 모를 리 없다. 다만, 절박했던 그는 '원래 그런 거니까'라며 한가로이 넘길 수 없었을 것이다.

김 실장은 말한다. "여기 나눔의 집은 할머니들 사진을 아무렇게나 밖에 내놓고, 할머니를 행사에 동원하고,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호텔식 요양사업 계획을 구상하는 곳"이라고 말이다. 이 많은 비리를 그냥 넘어갈수 없다고 그는 절규하는 것이다.

이 싸움은 애초부터 김 실장과 같은 내부고발자들이 오롯이 해결할수 있었던 싸움이 아니었다. 그동안 할머니 시설 관리에 소홀했던 주무관청과 유관기관도 싸움에 힘을 보태야했다. 그들도 책임이 있는 것이다.

내부고발자들이 진실을 밝히겠다고 외쳤으니, 이젠 화답해야 한다. 사람들 관심을 모으는 것도 그들의 몫이다. 이러다 나눔의 집 의혹이 흐지부지 덮어지는 것은 아닌지, 국민은 걱정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wakeu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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