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코로나 최악인데 왜 증시는 상승…'개미들' 50조 들고 대기

등록 2020.08.22 06:00:00수정 2020.08.22 14:08:5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미국 증시 호조에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전거래일 대비 30.37p(1.34%) 오른 2304.59에 마감한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0.08.21.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미국 증시 호조에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전거래일 대비 30.37p(1.34%) 오른 2304.59에 마감한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0.08.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코로나19의 2차 재확산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국내 증시가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2030세대의 젊은 개인투자자들은 코로나 확산에 따른 증시 조정을 새로운 자산 증식의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 증시 예탁금이 50조원을 상회하는 등 국내 증시에선 예전에는 볼수 없었던 강한 대기 매수세가 나타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의 증시대기자금을 뜻하는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0일기준 52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일부터 20일까지 계속해서 50조원 이상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아울러 신용거래융자는 이번달 들어 14조원에서 시작해 지난 19일 16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재확산의 공포감이 커지는 가운데 증시에 대한 관심을 오히려 더 오르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이번 집단감염이 본격화한 지난 14일부터 전날까지 연속해서 세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전날에는 코로나19 발생 후 처음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300명을 넘기도 했다. 지난 14일 이후 전날까지 8일 동안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2000명에 달한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재확산과 관련해 "코로나19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후에 최대의 위기"라고 강조하며 서울을 중심으로 확산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전염병이 급격히 확산돼가고 있는 상황에서 풍부한 유동성의 힘으로 증시는 낙폭을 축소하고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순매수세를 이어오면서 코로나19 영향이 제한됐다는 분석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주식시장이 급락했던 3월 이후, 우리나라와 미국 등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2020년은 개인투자자의 참여로 주식시장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전날 신규 확진자 수는 역대급을 기록했으나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4% 포인트 오른 2304.59에 마감했다. 코로나19 2차 확산이 본격화된 14일 종가 이후 전날까지 지수는 4.28% 하락한 것이다.

지난 3월 중순 코로나19로 인한 공포로 인해 패닉장(공황장)이 펼쳐지며 2000선 박스권을 지키던 지수가 종가 기준 1400선까지 하락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대규모 유입된 투자자들 가운데 대부분이 2030세대의 젊은 개인투자자라고 분석하며, 젊은 개인투자자들이 하락장을 투자의 기회로 인식하면서 점차 증시 하락의 상황에서 낙폭은 이전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젊은 세대들의 증시 유입으로 유동성은 향후 더 풍부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대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이후 국내 증시 반등 장세를 이끈 개인 투자자들은 2030세대로 증시 내 2030세대의 자금 유입은 글로벌적인 현상"이라면서 "밀레니얼 세대의 대다수는 향후 경제 성장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만큼 3월 증시 하락은 밀레니얼 세대에게 기회로 다가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향후 증시에는 플랫폼 대출과 투자 앱의 발전으로 개인 자금이 증시로 추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투자협회도 지난 5월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1분기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가 전년동기대비와 연초대비 각각 5%, 6.5% 증가했고, 이 중 2030세대의 투자비중이 50%를 넘었다고 밝혔다. 금투협은 "2030세대가 국내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올해 반등 장세에서 2030세대의 자금 유입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에 힘을 보탰다.

물론, 젊은 세대가 공격적인 투자 성향이 강한 만큼 '젊은 개미'들의 증가는 증시 변동성을 더욱 확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뉴욕타임즈와 한국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미국 증권사 고객 중 가장 연령대가 낮은 로빈후드 투자자들의 2020년 1분기 주식 거래량은 찰스슈왑 고객 대비 40배나 높았다. 옵션 계약 거래량은 88배나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젊은 개인 투자자들의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성향으로 인해 변동성이 심한 고위험 투자에도 발을 들였던 것이다.

이렇듯 개인 투자자 참여 확대로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으나, 그럼에도 2030개미들의 등장은 국내 증시의 큰 힘이 될 거라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증시 내 개인 자금 유입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며 "실제로 지난 18일 수도권 확진자 소식에 끊임없이 추가 매수세를 보이던 국내 개인 투자자가 순매도 포지션으로 전환하며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던 걸 고려하면 향후 개인 투자자들의 추가 자금 유입과 매수 종목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