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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 역대급 맞다…"태풍 중심 해상에 있어 체감못해"

등록 2020.08.27 13: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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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예측 진로 따라 북한 황해도 상륙

전문가 "예상했던 진로, 그 반경은 좁았다"

"기존보다 고위도 발생, 빨리 도착한 탓"

다만 서해상 태풍중에서 이례적으로 강해

"따뜻한 남해 지나야 강한데, 서해로 왔다"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우리나라를 향해 북상 중인 지난 26일 오후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차귀도 인근 앞바다에 커다란 파도가 일고 있다. 2020.08.26.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우리나라를 향해 북상 중인 지난 26일 오후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차귀도 인근 앞바다에 커다란 파도가 일고 있다. 2020.08.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27일 오전 5시30분 북한 황해도 옹진반도에 상륙하면서 우리나라에 내려졌던 태풍특보가 모두 해제된 가운데, 기상청이 이번 태풍의 진로를 거의 정확히 예측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강풍력이 중심에 몰리면서 실제 태풍반경은 기상청 예측보다 좁았다. 

한국기상산업협회 김승배 본부장은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태풍 바비가 예상했던 진로와 비슷하게 이동해 서해상을 지나갔다"면서 "다만 강풍력의 반경은 기상청의 예측보다 결과론적으로 보면 적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다행히 태풍으로 인한 피해도 적었다.

태풍의 영향권은 강풍반경과 폭풍반경으로 표현한다. '강풍반경'은 태풍의 중심부로부터 초속 15m의 바람이 부는 반경이고, '폭풍반경'은 그보다 강한 초속 25m의 바람이 부는 반경이다. 

전날(26일)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를 기준으로 태풍 바비의 강풍반경은 250㎞, 폭풍반경은 110㎞로 예측했다. 하지만 기상청이 밝힌 실제 이날 오전 9시께 강풍반경은 190㎞, 폭풍반경은 60㎞이었다.
[서울=뉴시스] 기상청은 제8호 태풍 바비가 27일 북한 평양 북서쪽 부근으로 북상했다고 밝혔다. (사진=기상청 홈페이지) 2020.08.2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기상청은 제8호 태풍 바비가 27일 북한 평양 북서쪽 부근으로 북상했다고 밝혔다. (사진=기상청 홈페이지) 2020.08.27. [email protected]

김 본부장은 "기상청이 강풍반경을 넓게 잡은 것은 기상위성 영상으로 보이는 것과 슈퍼컴퓨터 예상치 등을 종합해 내린 판단일 것"이라면서 "그런데 실제 결과에서는 강풍이 중심부에 몰려 서해상으로 집중됐다"고 전했다. 

다만 기상청이 예측한 태풍의 세기는 비슷하게 일치했다. 태풍의 세기는 보통 중심기압으로 설명하는데, 기상청이 지난 26일 예측한 이날 오전 3시 태풍 바비의 중심기압은 955hPa이었고, 실제 이날 오전 3시 태풍 바비의 중심기압은 960hPa이었다. 태풍은 중심기압이 높아질수록 약해지는데, 5hPa 차이는 바람으로 치면 초속 3~4m의 바람이 줄어든 수준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폭풍·강풍반경이 예상보다 적었지만 중심부 중심기압은 예측한 수치와 비슷했다"면서 "중심부로만 바람이 강하게 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는 예측과 달라진 원인에 대해 바비가 기존 태풍과 다른 독특한 특성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본부장은 "바비는 타이완 인근에서 발생했는데, 이는 기존 태풍의 발생지와 비교하면 위도가 높은 지점"이라면서 "국내 해상 진입도 3~4일로 짧아 그 동안의 태풍 특성과는 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정도의 강한 태풍이 서해상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드물다"고 했다.
[영암=뉴시스] 변재훈 기자 = 제8호 태풍 '바비'가 북상한 지난 26일 오후 전남 영암군 학산면의 도롯가 가로수가 강풍에 쓰러져 소방당국이 안전 조치를 벌였다. (사진=전남소방 제공) 2020.08.26. photo@newsis.com

[영암=뉴시스] 변재훈 기자 = 제8호 태풍 '바비'가 북상한 지난 26일 오후 전남 영암군 학산면의 도롯가 가로수가 강풍에 쓰러져 소방당국이 안전 조치를 벌였다. (사진=전남소방 제공) 2020.08.26. [email protected]

실제로 태풍은 수온이 높아야 강하게 발달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강한 태풍은 대부분 남해안을 거쳐 왔다. 

이 때문에 태풍 바비의 반경이 좁기는 했지만, 그 위력은 역대급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단순히 중심기압 수치로만 비교하면, 바비의 중심기압은 그 동안 서해로 들어온 태풍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중심기압이 가장 낮았고 중심 바람이 셌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서해상으로 들어온 가장 센 태풍 중 하나일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태풍의 영향으로 전라도 흑산도에는 순간최대풍속이 시속 171㎞로 측정됐는데, 이는 우리나라에 분 바람 중 8~9번째로 강한 바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전 북한 황해도에 상륙한 태풍 바비는 육상을 이동하면서 약화돼 오는 28일 오전 중국 대륙에서 소멸할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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