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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배우 박지연 "대본과 잘 싸워왔을 때 좋은 결과물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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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9-20 09:18:21
영화원작 뮤지컬 '고스트' 7년 만에 다시 '몰리' 역
'비밀의 숲2'에 출연…뮤지컬·드라마 양쪽서 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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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뮤지컬 '고스트' 박지연. 2020.09.20. (사진 = 신시컴퍼니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고스트'는 일단 재연 작품이다 보니, 연습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덜했어요. 극과 캐릭터의 흐름을 알고 있으니, 깊이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더 편하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두려움보다는 기대감이 커요. 초연 때는 정말 힘들었거든요."

7년 만에 돌아오는 뮤지컬 '고스트'에 다시 출연하는 뮤지컬배우 박지연으로부터 여유를 느꼈다. 패트릭 스웨이지·데미 무어 주연의 영화 '사랑과 영혼'(1990)이 원작인 대작(大作) 뮤지컬. 

지난 2013년 국내 초연 당시 7개월간 23만 관객을 끌어 모으며 인기를 누렸다. 죽음을 초월한 두 남녀의 가슴 절절한 사랑 이야기다. 내달 6일부터 2021년 3월14일까지 신도림역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국내 관객을 다시 만난다.

박지연은 영화에서 데미 무어가 맡았던 '몰리' 역을 초연에 이어 재연에서도 다시 맡는다. 초연 당시 무어의 청초함을 무대 위로 잘 옮겼다는 평을 들었으나, 최근 종로 연습실에서 만난 그녀는 무척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고스트' 초연 당시 박지연은 급부상하는 뮤지컬배우였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라이선스 공연에서 '에포닌' 역으로 굵직한 2개 뮤지컬 시상식 '더 뮤지컬 어워즈'와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여자신인상을 받았다. 직후 '고스트'에 캐스팅됐다.

박지연은 "에포닌은 어리고 거친 역할이었어요. 몰리로 전환을 빠르게 하지 못해 아쉬운 점이 많이 남았죠. 지금은 너무 좋아요. 제 역할이라는 생각이 좀 더 들고,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힘이 생겼어요"라고 미소지었다.

"사실 7년 전에 '고스트' 프로덕션인 신시컴퍼니와 선장 분들이 대단한 결정을 하셨던 거죠. 당시 어리던 제게 어떤 것을 발견하셨기길래…. 당시 이미 7년 후의 큰 그림을 그리신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이번에는 '분노'라는 감정에도 다섯, 여섯가지 레이어(layer·층)가 쌓여 있다는 걸 깨닫고 그 레이어를 만드는 작업을 했어요. 화나도 그 안에는 슬픔과 걱정이 있을 수 있죠. 인간의 감정을 단순히 하나로 재단할 수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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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뮤지컬 '고스트' 박지연. 2020.09.20. (사진 = 신시컴퍼니 제공) photo@newsis.com

'고스트'는 배우에게 쉬운 작품이 아니다. 유명한 원작의 아우라도 크고,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무대 위에 내내 서 있어야 한다. 원작 영화가 영상 속에서 부린 마법이 고스란히 무대 위에서 재현된다. 살아 있는 사람에게서 영혼이 빠져나가는 모습, 지하철에서 싸우는 두 영혼의 모습 등이다.

박지연은 "'고스트'는 테크니컬하지만 감정적으로 진솔한 작품이에요. 화려함은 무대와 음악의 몫이고, 배우는 감정의 중심을 잘 잘아야 한다"고 했다.

2010년 '맘마미아!'로 뮤지컬에 데뷔, 올해 10주년을 맞은 대표 뮤지컬배우의 든든함이다. 박지연의 출연 목록 스페트럼은 넓다. '레미제라블' '윈스' '맘마미아!' 등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뿐 아니라 대학로 스테디 창작 뮤지컬 '빨래'의 나영이, 대학로에서 흥행 가도를 달린 '어쩌면 해피엔딩'의 '클레어', 보이지 않는 전 부인과 강력한 카리스마의 댄버스 부인에 맞서 성장했던 '레베카'의 '나'(I)로 자신을 증명했다. 

"대본과 잘 싸워왔을 때 좋은 결과물이 나와요. 사실 '레베카'의 '나'는 저랑 맞지 않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녀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계속 대본을 보면서 치열하게 질문했죠. 자다가 갑자기 깨 대본을 다시 들여다 볼 정도였죠. 그렇게 산 뒤에야 찰떡 같이 됐죠. 긍정적인 것처럼 보이는 클레어도 내면을 아픔을 발견하고 더 받아들이게 됐어요. 이런 캐릭터의 다양함이 재미가 있어요."

TV드라마에서도 차근차근, 다양하 작품 출연 목록을 쌓아오고 있다. 2015년부터 tvN '오 나의 귀신님’, KBS 1TV '안단테', KBS 2TV '매드독' 등에 출연했다. tvN '미스터션샤인'에서 '김희성'(변요한)의 어머니인 '강호선'의 젊은 시절 역을 맡아 짧게 등장했음에도 눈도장을 받았다. 이후 JTBC '라이프'에서 응급실 치프 '이소정', SBS TV '해치'에서 초홍 역을 맡아 존재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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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뮤지컬 '고스트' 주원, 박지연. 2020.09.20. (사진 = 신시컴퍼니 제공) photo@newsis.com
뮤지컬계에서는 박지연이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전미도와 함께 뮤지컬과 드라마를 활발히 오갈 배우로 지목하고 있다. 올해 들어 그 예상이 증명되고 있다.

이민호·김고은 주연의 SBS TV '더 킹 : 영원의 군주'에서 1인2역으로 가난으로 고통 받는 만삭의 임산부와 재벌가 며느리라는 상반된 성격의 캐릭터를 능숙하게 소화했다. 특히 현재 방송 중인 tv 드라마 '비밀의 숲2'에 검사 '정민하'를 맡아 크게 주목 받고 있다.

'라이프'에 이어 이수연 작가와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된 그는 '서동재'(이준혁)의 방에서 수습 시절을 보낸 새내기 검사로 황시목(조승우)의 곁에서 서 검사 실종 사건의 수사를 보조한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정민하 검사가 비밀의 키를 거머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예상도 나온다.  

"멋진 작품에 멋진 배우들과 함께 연기하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다"는 박지연은 요즘 들어 "제가 과연 사랑 받을 만한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자주 한다고 했다.

팬들에 대한 이런 감사의 마음을 담아 지난 5월 무료 공연을 열려고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무산됐고, 이후 개최 시기를 봐왔지만 여전히 날짜를 잡기 힘든 상황이다. 대신 최근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박지연은 팬들을 위해 준비한 영상 프로젝트의 첫 결과물을 지난 16일 공개했다.

 '고스트'의 넘버 '히어 라이트 나우(Here Right Now)'와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끝까지 끝은 아니야'를 열창한 영상이다. 그동안 공연에서 불렀던 노래 열 곡, 아직 제목이 없는 자작곡 한곡, 자신이 좋아하는 공연의 노래 한 곡 등 총 12곡을 매주 1편씩 공개한다. 작곡, 글, 그림에도 재주가 있는 박지연은 이번 영상의 기획, 섭외, 편집 등을 손수 해냈다. "무엇이라도 팬들을 위한 '선물'을 하고 싶었어요. 준비하는 것은 힘들었지만 그 과정이 배움으로 채워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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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뮤지컬 '고스트' 박지연. 2020.09.20. (사진 = 신시컴퍼니 제공) photo@newsis.com
무대에서는 '해내야 한다'는 책임이 더 커지고 있다. 동시에 재미도 느끼고 있다. "사실 이전에는 공연을 하면서 재미를 찾기를 어려웠어요. 최선을 다하고 잘 해내는 것이 중요했거든요. 이제 공연을 즐기면서 할 수 있을 것 같아 빨리 무대 위에 올라가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고스트'에서 빚어지는 마법 같은 순간이 박지연에게도 있는지 물었다. 그녀는 "요즘 매 순간이 그렇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고스트' 넘버 '나싱 스톱스 어나더 데이(Nothing Stops Another Day)', 즉 '내일이 다시 찾아올 거야'라는 노랫말처럼 요즘 같은 때, 새로운 날이 온다는 자체가 굉장한 일 같아요. 매일 사랑하는 사람과 마주하는 것,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오다 메'처럼 도와주는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것. 평범한 것에 대해 경이로움과 경외심을 느끼는 나날이에요."

한편, 이번 '고스트'에서 샘 역은 주원과 김우형이 맡았다. 몰리는 박지연과 아이비가 나눠 연기한다. 영매인 오다 메 역은 최정원과 박준면이 맡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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