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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서 장애아들 학대, 가슴 찢어져"…엄마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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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0-29 09:00:00  |  수정 2020-10-29 20:54:27
뇌병변장애 2급…말 못하고 제대로 못 걸어
아이 머리에서 상처 발견…CCTV 영상 요구
"경찰 신고 후 CCTV 확인…학대 정황 다수"
"컵으로 머리 수차례 때려…사람 같지 않아"
"어차피 말 못하니까 막 대해…학대가 일상"
"학대 장면 떠올라 일상생활 불가능할 정도"
청와대 게시판에 청원글 올려…엄벌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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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경남 사천에 위치한 장애 전담 어린이집이 제공한 폐쇄회로(CC)TV 영상. 해당 영상에는 한 보육교사가 밥 먹기를 거부하면서 고개를 돌리는 아이의 입 안에 음식을 억지로 밀어넣고, 손등을 수차례 내려치는 등의 모습이 담겨있다. 2020.10.28. (사진 = CCTV 영상 갈무리)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경남 사천의 한 장애 전담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아이들을 학대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 중인 가운데, 피해 아동의 어머니가 "말도 못하는 아이를 때린 악마들을 처벌해달라"며 엄벌을 호소하고 있다.

이 어머니 B씨는 지난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경남 사천 장애어린이집의 잔혹한 학대'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올린 인물이다. 이 게시물은 29일 현재 1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B씨는 해당 청원글에 "제 아이는 경남 사천시 국공립 장애 전담 어린이집에서 무차별 폭행을 당하고 있었다"며 "그것도 모르고 5개월을 보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진다"고 적었다.

A(5)군의 모친 B씨는 전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교사들의 학대 사실을 처음 알게 됐을 때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며 "이게 아직도 꿈인가 싶을 정도로,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아이를 학대했다"고 주장했다.

A군은 뇌병변장애 2급을 앓고 있어 말을 할 수 없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5살인 A군은 성장 속도가 느려 같은 또래에 비해 체구가 왜소한 편이라는 것이 B씨의 설명이다.

B씨는 "태어났을 때부터 호흡 곤란 증상이 있었고, 발달도 계속 늦어졌다"며 "작년까지는 계속 재활치료를 다녔는데 말은 전혀 못하는 상태이고, 걷는 건 한 달 전부터야 조금씩 걷기 시작했다"고 했다.

B씨가 보육교사들의 학대를 의심하게 된 시기는 A군의 머리에서 상처를 발견했을 때부터라고 한다.

B씨는 지난달 15일 A군의 머리에서 상처를 발견했고, 같은 달 22일 어린이집 측에 폐쇄회로(CC)TV 영상을 요청했다. '선생님들을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직접 확인해봐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는 취지로 요청했다고 B씨는 전했다.

B씨는 어린이집이 약 2주가 지난 이달 5일에야 CCTV 영상 일부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어린이집이 제공한 영상에는 교사들의 구체적인 학대 행위들이 담겨있지는 않았지만 한 교사가 A군의 손등을 때리는 모습 등이 담겼고, 이를 보며 '심상치 않다'고 느낀 B씨가 바로 다음 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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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경남 사천에 위치한 장애 전담 어린이집에 다니는 A(5)군의 머리에 난 상처. A군의 모친 B씨는 지난 9월15일 이같은 상처를 발견하고 어린이집에 폐쇄회로(CC)TV 영상을 요청했다. 2020.10.28. (사진 = B씨 제공)
신고 이후 경남 사천경찰서가 본격 수사에 착수하면서 어린이집 측이 제공하지 않았던 나머지 CCTV 영상 역시 공개됐는데, 여기에는 더 충격적인 장면들이 담겨있었다고 B씨는 전했다.

B씨는 "보육교사가 한 두번도 아니고, 자기 기분이 나쁠 때마다 아이의 목이 꺾일 정도로 수시로 머리를 때렸다"며 "컵으로도 아이의 머리를 몇번을 내리찍었다. 정말 사람 같지 않은 충격적인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말을 못하기 때문에 어차피 집에서도 모를 거라 생각하고 그냥 막 대한 것 같다"며 "어느 순간부터 학대가 일상이 됐다"고 덧붙였다.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교사와 이를 알면서도 방관한 의혹을 받는 해당 어린이집 원장 등은 B씨에게 제대로 사과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처음에 손등을 때린 사실에 대해 말할 때부터 '자기 잘못이 아니다'라는 식으로 핑계를 댔다"며 "그때 자기가 감기에 걸려 미열이 났는데, 아이 옆에 가는 게 걱정돼서 그랬다는 식의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했다"고 했다.

B씨는 '아이가 1시간이 넘게 혼자 교실에서 방치된 영상'에 대해서도 입장을 물어봤고, 해당 교사는 "밖에서 불러도 본인이 안 나오는데 어떻게 하느냐. 제가 끌고 나가야 하느냐. 아이를 1명만 돌보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렇게 하겠느냐"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엄벌을 호소하는 글을 올리게 된 가장 큰 이유에 대해 B씨는 "일반 아이들을 향한 아동 학대도 정말 심각한 문제지만, 이 아이들은 더 큰 관심과 관리가 필요한 아이들"이라며, "그동안 아이에게 크고 작은 상처가 있기는 했지만 선생님들을 믿었기에 따지지는 않았다. 그런데 아이가 말을 못한다고 때리면서 부모들을 기만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당 어린이집에 다니는 다른 아이들도 맞지 않았을 뿐이지, 모두가 방치돼 있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원장은 이를 알면서도 묵인했다. 방치 또한 또 다른 학대"라고 주장했다.

B씨는 "아이가 컵에 맞고 있는 장면이 떠올라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라며 "아이도 극도의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는데, (사회적) 관심도 부족하고 경찰도 사건을 축소하려는 것 같아 힘든 상태"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당시 학대 피해 아동을 담당한 보육교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한편 이날 B씨를 상대로 추가 진술을 접수한 경찰은 이번 주 안에 보육교사 등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k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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