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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왜 이제 왔어" 요양병원 비닐 벽 앞 애틋한 상봉

등록 2021.03.09 14: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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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등 거리 두기 완화 비접촉 면회실 마련

할머니 "식구들 모두 불러서 밥 한 끼 먹였으면…"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방역 수칙 완화에 따라 요양병원 면회가 허용된 9일 오전 광주 동구 소태동 강남요양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 간 비접촉 면회가 진행되고 있다. 2021.03.09. hyein0342@newsis.com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방역 수칙 완화에 따라 요양병원 면회가 허용된 9일 오전 광주 동구 소태동 강남요양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 간 비접촉 면회가 진행되고 있다. 2021.03.09.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왜 이제 왔어." "그동안 허락을 못 받았어. 엄마 왜 이렇게 야위었어. 너무 보고 싶었어."

9일 오전 광주 동구 소태동 강남요양병원에는 애틋함과 안타까움이 교차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 완화로 이날 요양병원·시설 비접촉 면회가 재개돼서다.

지난 추석 이후 6개월 만에 입원 중인 A(90·여)씨를 만나러 A씨의 딸·아들·며느리 등 5명이 모였다.

딸 손에는 두유·요구르트가 담긴 간식 봉지가 들려 있었다.

A씨는 휠체어에 몸을 싣고 '비접촉 면회 장소' 앞에 멈췄다.

아들은 탄성과 함께 비닐 벽 사이로 A씨와 손을 맞대며 애틋함을 전했다.

아들은 A씨에게 또렷한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마이크를 들었다. "어머니 잘 계시제? 보고 싶었어요"라며 안부 인사를 건넸다.

담요 위 뼈마디가 드러난 A씨의 두 손을 보며 딸은 "왜 이렇게 말라지셨냐"라며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다. A씨를 바라보는 자녀의 눈엔 반가움과 걱정의 눈빛이 공존했다.

간만의 재회에 A씨는 밝은 표정을 지었다.

A씨는 자녀에게 "(방문해서) 고맙다 고마워. 다들 그대로네. 건강해야 해"라며 안부를 전했다. 며느리에게도 "밥 해 먹고 사니라 애쓴다"고 했다.

이내 "나는 맨날 놀아. 왜 이제 왔느냐"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병원 관계자는 "어머니 (코로나19)전염병 때문에 마음은 오고 싶어도 못 왔어요. 너무 서운해 마세요"라며 A씨에게 면회 공백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식구들 모두 불러서 밥 한 끼 먹이는 게 소원이네"라는 바람을 전했다.

재회 기념으로 비닐 벽을 사이에 둔 채 6명의 가족 사진 촬영이 진행됐다.

"어머니 다음에 또 올게요." 반가움은 잠시였다. 20여 분만에 면회가 끝났다. 휠체어가 병실로 들어갈 때까지 자녀와 A씨는 연신 두 손을 흔들며 아쉬움을 전했다.

그동안 요양병원·시설에 거리 두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면회가 제한됐다. 일부 기관은 방역을 이유로 비접촉 면회도 제한하면서 환자·가족의 불만·고충이 커졌다. 또 면회 제한으로 돌봄 사각지대가 발생하면서 환자 인권 침해 등의 우려도 지속 제기돼 왔다.

이에 정부는 환기가 잘 되는 별도 공간에서 '비접촉 면회'를 허용한다. 요양병원은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이하, 요양시설은 2.5단계 이하일 때 비접촉 면회가 가능하다.

요양병원·시설은 비접촉 면회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칸막이 등을 설치하고,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한다.

정부는 사전예약제, 면회객 발열·호흡기 증상 확인, 신체 접촉 및 음식 섭취 불가 등 구체적인 방역수칙과 운영방안을 만들어 시행한다.

단, '접촉 면회' 대상은 의사 판단 하에 임종을 앞둔 환자나 응급 환자다. 보호자는 24시간 이내 받은 PCR 또는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음성' 판정서를 제출해야 한다. 방호복과 신발 커버 등 보호용구를 착용한 뒤 접촉 면회가 가능하다.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방역수칙 조정에 따라 요양병원 면회가 허용된 9일 오전 광주 동구 소태동 강남요양병원에서 병원관계자가 면회 기념 가족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1.03.09. hyein0342@newsis.com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방역수칙 조정에 따라 요양병원 면회가 허용된 9일 오전 광주 동구 소태동 강남요양병원에서 병원관계자가 면회 기념 가족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1.03.09.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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