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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이어 부품업체도 '감산'…차량용 반도체 품귀 일파만파(종합)

등록 2021.04.06 17:45:00수정 2021.04.06 17: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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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1공장 이어 아산공장 휴업 검토

기아 특근 중단·조지아 공장도 이틀 가동중단

부품업체 48.9% "반도체 수급차질로 감산 중"

[서울=뉴시스]세계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대만TSMC 전경. (사진=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 Ltd.)

[서울=뉴시스]세계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대만TSMC 전경. (사진=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 Ltd.)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현대자동차·기아·한국지엠 등 국내 완성차업체에 이어 부품사들까지 차량용 반도체 품귀로 줄줄이 생산차질을 빚고 있다. 연초부터 해외 완성차업체들이 가동 차질을 빚어온 가운데 상대적으로 반도체 보유량에 여유가 있던 국내 자동차산업에도 업체에도 비상등이 켜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울산 1공장에 이어 아산공장 휴업을 검토하고 있다. 아산공장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노조와 휴업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공장은 쏘나타와 그랜저가 생산되는 곳이다.

아산공장 휴업은 차량용 반도체 등 전장시스템 전반을 제어하는 '파워 컨트롤 유닛(PCU)' 부족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PCU는 네델란드 NXP, 일본 르네사스,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엔비디아가 주로 생산한다.

앞서 현대차는 코나와 아이오닉5를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1공장을 7~14일 휴업키로 결정했다. 차량용 반도체인 마이크로 콘트롤 유닛(MCU) 부족이 원인이었다. 업계는 일주일간 울산1공장이 휴업할 경우 코나는 6000대, 아이오닉5는 6500대 가량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반떼를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3공장도 오는 10일 반도체 부족으로 특근을 실시하지 않는다.

기아 역시 이달 반도체 부족으로 국내 공장 주말 특근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기아는 지난 2일(현지시각)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조지아주 공장 가동을 이틀간 중단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제네럴모터스와 부품공급망을 공유하는 한국지엠 역시 2월부터 공장을 절반만 가동하고 있다.

완성차업체들이 생산에 차질을 빚으며 협력업체들 역시 감산에 들어간 상태다.

자동차산업연합회(KAIA)가 53개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 부품업체 48.1%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로 생산 감축 중이었다. 72%는 수급차질이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응답 업체 중 49.1%는 반도체 수급차질 등에 의한 완성차업체들의 생산차질 등으로 운영자금 애로가 심화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부품업체들 중 72%는 성능만 된다면 수입산을 국산으로 대체하겠다고 답했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수급 불안과 전세계적 전동화 추세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텍사스 한파로 인한 삼성전자·NXP 반도체 생산시설 가동중단, 일본 르네사스 화재, 대만 TSMC 화재까지 발생하며 공급불안이 심각해진 상황이다.

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전세계 자동차 생산 차질이 100만대에 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1분기 생산을 10만대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고, 제네럴모터스도 지난달 24일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감산을 발표하며 연간 이익 2조3000억원이 감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토요타, 아우디, 혼다, PSA, 닛산 등도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공장 가동 중단을 겪고 있다.

자동차산업연합회(KAIA) 정만기 회장은 6일 오전 9시 서울 서초동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자동차산업발전포럼에서 "대만 정부와의 협력 확대 등을 통해 반도체 수급애로를 타개해가면서 유동성 애로를 겪는 업체들에 대해 정부와 금융권이 선제적으로 특단의 금융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이번 위기는 잘만 활용한다면 우리 차량용 반도체 산업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도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장부품산업의 혁신역량 강화 방향' 주제발표를 통해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전기동력·자율주행자동차(미래차)로 전환하고 있지만 국내는 전장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지난해 초 중국산 와이어링하네스 수입에 차질을 빚은 후 반도체, 인버터, 감속기, 센서류 등의 국내 공급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미래차에서 전장부품 비중이 기존 내연기관의 2배를 넘는 7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국내는 공급망이 취약해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며 "미래차 경쟁력은 전장부품과 소프트웨어가 결정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국내 관련 인력은 선진국에 비해 절대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미국 친환경 자동차산업인력은 25만명 이상, 독일 자동차산업 엔지니어수는 12만6000명이다. 또 포드는 프로그래머를 300명에서 4000명 이상으로, GM 크루즈는 인력을 40명에서 2000명으로 늘리는 등 미래차산업에서 글로벌기업의 인재유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2019년 전세계 자동차산업의 연구개발 투자는 170조원으로 이중 독일 60조원, 일본 45조원, 미국 23조원, 중국 12조원인 반면 우리나라는 8조6000억원에 불과하고, 세계적 차량용 소프트웨어 업체는 전무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래차 전장부품산업의 안정적인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빅3 전략이 요구된다"며 "대형 공동연구개발 과제의 기획, 대형 지원센터의 구축, 다학제 인력의 대규모 양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자동차산업의 인력 구조조정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는 인력 확보가 시급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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