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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韓 보란 듯 마하10 미사일 발사…유엔·미국도 겨냥

등록 2022.01.11 16:36:12수정 2022.01.11 16:4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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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방부 등, 7일 北 미사일 평가 절하

韓 비판에 자극 받아 시험 발사 가능성

유엔 안보리 반발 차원 발사했을 수도

이중적 기준 철회·유엔 이중잣대 반발

[서울=뉴시스] 11일 북한 미사일 발사 제원. 2022.01.11. (자료=한국국방안보포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11일 북한 미사일 발사 제원. 2022.01.11. (자료=한국국방안보포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북한이 11일 최고 속력 마하 10짜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한국군의 평가 절하에 응수하며 미사일 능력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나 미국을 겨냥해 자위적 목적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이중적 기준 철회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7시27분께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1발을 쐈다. 비행 거리는 700㎞ 이상, 최대 고도는 약 60㎞, 최대 속도는 마하 10 내외였다.

북한은 지난 5일 '극초음속 미사일'로 700㎞ 표적을 명중시켰다고 6일 발표한 데 이어 5일 만에 또 비슷한 기종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쐈다.

이를 놓고 북한이 한국군의 평가 절하에 응수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방부와 합참 관계자는 지난 7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5일 쏜 미사일을 'MARV(기동형 탄두 재진입체)를 탑재한 탄도미사일'로 규정하며 2017년 한국군이 개발한 현무-2C 수준의 무기라고 혹평했다. 이들은 또 극초음속 활공체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종말 단계까지 마하 5 이상 속력을 유지해야 하는데 북한 미사일은 최고 속도만 마하 6을 찍었을 뿐 이를 유지하지 못했다고 평가 절하했다.

이에 불만을 품은 북한이 이날 최고 속력 마하 10을 넘는 미사일을 쏘며 무력시위를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우리측 대응을 보고 북한 측의 역대응이 나올 것이라 짐작했었는데 예측을 빗나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발사 제원에 대해 왈가왈부가 많은데다 미일 극초음속 대응 협정까지 얘기가 나오니 북한이 어떻든 타이밍상 여기에 답을 하듯 다시 한 번 발사 능력을 보여주는 모양새가 됐다"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지난 7일 한국 국방부가 북한이 최근에 시험 발사한 것은 극초음속 미사일이 아니라 성능이 과장된 일반적 탄도미사일이라고 평가 절하한 것에 대해 북한 지도부가 격분해 극초음속 미사일 3차 시험발사 일정을 예정보다 앞당겨 오늘 발사했을 수 있다"고 북한 의도를 분석했다.

[워싱턴=뉴시스]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운데)가 10일(현지시간) 유엔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토머스-그린필드 대사 트위터) 2022.01.10.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뉴시스]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운데)가 10일(현지시간) 유엔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토머스-그린필드 대사 트위터) 2022.01.10. *재판매 및 DB 금지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맞춰 이번 미사일을 쐈을 가능성도 있다. 미국 등 유엔 안보리 회원국 6개국이 지난 5일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자 이에 항의하며 자위적 목적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또 시험 발사를 감행했다는 것이다. 이는 안보리 상임 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우군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서이기도 하다.

홍민 위원은 "유엔안보리 회의 소집이 돼도 비난 성명이나 추가적인 제재가 나오기 힘들다는 것도 알고 하는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며 "중국, 러시아가 미국과 대치하고 있고 북한 문제에 있어서는 미국에 동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특히 유엔 안보리 회의가 오늘 새벽 개최된 것을 염두에 둘 수 있다"며 "도발의 일상화를 통해 자신들의 무기 개발이 정당하다면서 이중기준 철회를 강압하는 정치적 목적도 담고 있다. 자신들의 정당한 무기 개발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유엔의 이중 잣대를 비판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현 국제 정세를 활용해 신무기 시험을 계속하는 것이라는 분석 역시 제시된다.

박원곤 교수는 "중국이 북한 미사일 도발에 사실상 문제없다는 '초록 불(green light)'을 켜줬다. 지난 5일 발사 때 중국 외교부는 사실상 북한 미사일 발사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동북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나아가 평화 올림픽을 원하는 중국이지만, 미국이 외교적 보이콧을 시행하자 북한에 대한 포용의 필요성이 더 커진 것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홍민 위원은 "미중, 미러 갈등, 미국의 대북한 정책 집중도가 떨어져 있고(국무부의 주요 관심은 우크라이나, 중국, 태평양) 조만간 미국의 4대 전략보고서가 나오는 시점, 한국의 대선 등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북한의 전략무기 실험에 유리한 환경"이라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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