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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코로나19는 어쩌나…WHO "의료체계 압박·피란길 확산"

등록 2022.03.09 02:55:48수정 2022.03.09 08: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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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우크라 코로나19 사망자 늘 것…노인들 특히 영향"

위생시설 파괴·의료 접근 제한…백신 접종률마저 낮아

목숨 건 피란길 방역 한계…전문가 "유럽 코로나19 확산 우려"

[르비우=AP/뉴시스]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의 르비우역에서 피난민들이 슬로바키아로 향하는 열차에 타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2022.03.03.

[르비우=AP/뉴시스]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의 르비우역에서 피난민들이 슬로바키아로 향하는 열차에 타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2022.03.03.


[런던=뉴시스]이지예 특파원 = 세계보건기구(WHO)는 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의료 체계 압박이 가중되면서 코로나19 사망자 증가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대규모 피란민으로 인한 유럽 내 코로나19 추가 확산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WHO "우크라 의료체계 압박 심각"…백신 접종률 35%

한스 클루게 WHO 유럽 담당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에 군사공격이 시작된지 13일째"라며 "내부 의료 체계가 심각한 압박에 처했으며 국경 너머로는 75년여 만에 유럽에서 가장 빠르게 확대되는 난민 위기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클루게 국장은 "놀랍게도 우크라이나는 코로나19 감시·대응 체계를 유지하고 있어 이 점을 높이 사고 계속 격려한다"며 지난주 우크라이나에서 코로나19 사망자 731명이 WHO에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타깝지만 계속되는 산소 부족으로 사망자 수가 증가할 것"이라며 의료 서비스 접근 제한과 낮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때문에 노인들이 특히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했다.
[베를린=AP/뉴시스]8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중앙역에 도착한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음식을 배급받고 있다. 2022.3.8.

[베를린=AP/뉴시스]8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중앙역에 도착한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음식을  배급받고 있다. 2022.3.8.


WHO는 지난 5일 발간한 '우크라이나 긴급상황' 1차 보고서에서 교전과 통금, 의료시설 접근 제한 등을 지적하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이미 긴장된 의료 체계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또 식수·위생 인프라(기반시설) 파괴와 의료·의약품 접근 어려움, 붐비는 피란길 등으로 코로나19는 물론 홍역, 결핵, 설사 같은 전염병 확산이 우려된다고 했다.

아워월드인데이터(OWD) 통계를 보면 러시아 침공 하루 전인 지난달 23일 기준 우크라이나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은 35%에 불과하다. 2월 중순 우크라이나에선 하루 2만~3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키이우=AP/뉴시스]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에서 민간인들이 대피하고 있다. 2022.3.7.

[키이우=AP/뉴시스]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에서 민간인들이 대피하고 있다. 2022.3.7.


코로나19 신경 쓸 겨를 없는 피란길…"유럽 확진자 늘수도"

러시아는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해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포함한 주요 도시에 미사일 공격을 가하며 진격하고 있다. 유엔은 우크라이나 피란민이 200만 명을 넘었다고 집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일 기사에서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중요한 건 코로나19 같은 질병이 아니라 러시아의 침공을 피하는 것"이라며 이번 사태가 질병 확산을 초래할 거란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마이어 코리 골웨이 아일랜드 국립대학교 공중보건학 교수는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겪고 있는 건 이중 위기"라며 "지난 전쟁에서 봤듯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는 인간이 압력에 처한 상황을 악용한다"고 말했다.

샤로만 호프만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 생명윤리법학 교수는 미국 의학매체 헬스라인에 "목숨 걸고 대피해야 할 때 코로나19 예방책을 우선할 수 없는 건 당연하다"며 "난민 위기가 유럽 내 확진자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수체아바=AP/뉴시스]4일(현지시간) 루마니아 수체아바에 임시로 마련된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위한 시설. 2022.3.4.

[수체아바=AP/뉴시스]4일(현지시간) 루마니아 수체아바에 임시로 마련된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위한 시설. 2022.3.4.


호프만 교수는 우크라이나의 백신 접종률을 언급하며 "많은 이들이 여전히 감염에 매우 취약하다. 열차나 대피소처럼 혼잡한 여건에선 더욱 그렇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인접국인 폴란드를 포함해 많은 유럽국이 코로나19 제한 조치를 완화하고 있다는 점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클루게 WHO 유럽담당 국장은 현재로선 유럽 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매주 감소세라면서도 각국이 필요한 경우 방역 체계를 신속히 재도입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2년만에 끔찍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벗어나려는 지금 우크라이나와 그 너머 수천만 명에 대한 군사적 교전의 파괴적 영향을 마주하게 돼 슬프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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