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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이번주 유럽서 서방 단결 과시해도 푸틴 말리기엔 역부족"

등록 2022.03.21 12:31:42수정 2022.03.21 14: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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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금지·전투기 지원 않기로 한 상태에서

우크라 지원·러 추가제재 한계 분명하지만

지상전 패배 러 상대 서방 결속 과시 의미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을 "전범"이라고 칭했다. 2022.03.17.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을 "전범"이라고 칭했다. 2022.03.17.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유럽 순방으로 서방이 굳건한 단결을 과시할 것이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을 중단하도록 하는 데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미 CNN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주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서방국 지도자들은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 조치를 확정하고 우크라이나를 돕는 서방의 결의를 과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강력한 결의를 과시하는 것 이외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거나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민간인 사상자가 늘고 있는 전쟁을 중단하도록 설득할 만한 조치가 제시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

2주전 나토 회원국 정상회담 개최가 처음 거론될 때부터 미국과 유럽 각국의 당국자들은 러시아 부호들과 금융, 에너지 산업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와 또 무기 공급, 자금 지원 등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 유럽위원회와의 특별회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일부 동유럽국을 방문하는 것을 계기로 취해질 조치로 인해 푸틴이 전쟁 의지를 꺽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과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관련해 한계를 분명히 해왔다. 군사적으로 직접 개입하지 않고 외교적 해결을 선호하지만 미국과 유럽의 당국자들은 문제 해결의 전망이 어둡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바이든의 유럽 방문으로 어떻게 전쟁의 양상이 달라질 수 있을지가 불투명하며 서방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격을 더이상 감당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냐는 문제가 제기된다.

나토 전 최고연합사령관 웨슬리 클라크 육군 예비역 장성은 "우크라이나가 질 경우에 대비한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가 패배할 경우 결과를 평가한 뒤 우크라이나가 계속 싸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을 결정해야 한다. 푸틴을 상대할 때는 항상 위험 부담이 따른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 의회 화상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세계 평화의 지도자가 돼 달라고 호소했다. 우크라이나 상공에 대한 비행금지조치를 부과하고 전투기를 공급해달라는 요청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3층 서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봤다.

페트로 포로셴코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바이든 대통령이 유럽 순방 때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연대를 표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유럽 순방길에 각국 지도자들 역시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쟁의 향방을 좌우할 결정을 기대할 것이다.

그러나 지난 주 정상회의 개최가 발표된 직후부터 일부 유럽 외교관들은 정상들이 모이는 중요한 계기에서 취할 수 있는 중요 조치가 없을 것으로 우려했다.

비행금지구역 지정이나 전투기 지원은 이미 배제된 상태다. 이에 따라 정상회의에서는 이미 진행중인 지원을 강화하고 러시아에 새로운 제재를 가하는 정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미 시행중인 신속하고 강력한 제재가 취해지고 지상전투에서 패배하고 있는 러시아를 상대로 추가 조치를 합의해 발표하는 것은 동맹국이 한층 더 결속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마리 야바로비치 전 우크라이나주재 미 대사는 "푸틴이 서방을 오판했다. 비난과 제재가 일부 있겠지만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계속 일을 벌여도 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푸틴은 나토의 부활을 촉발했다"고 말했다.

나토 정상회의는 또 시진핑 중국 주석에게 중국이 푸틴의 요청에 응해 군사적, 경제적으로 지원할 경우 대응 방안도 논의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 전화 통화에서 지원의 "영향과 결과"를 설명했다. 그러나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중국에 압박을 가하는 것은 러시아에 대한 압박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다. 특히 미국의 대중국 대응에 이견을 드러내온 일부 유럽 정상들을 어떻게 결속시킬 것인가가 과제다.

나토 주재 미 대사를 역임하고 우크라이나 특사였던 커트 볼커는 "이번 정상회의는 매우 중요하다. 위기가 한창 진행중인 도중에 열리며 우리와 동맹이 같은 의견이라는 것을 확고히 하고 푸틴에게 확실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국은 아니지만 나토 회원국들에게 중요한 사안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토가 유럽의 독립된 주권국가로서 우크라이나의 생존을 중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면서 "우리가 하지 않는 일을 강조할 순 없지만 구체적으로 말할 필요는 없다. 다만 푸틴에게 주권 유럽국가를 파괴하고 축출하는 것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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