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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7명 안락사 찬성, 죽음에도 자기결정권"…불붙는 '웰다잉' 논의

등록 2022.05.26 07:12:00수정 2022.05.26 07: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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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10명 중 7명이 안락사 찬성' 조사 결과 나와
"존엄하게 생을 마감할 권리 보장해야" 의견
'죽음' 자체에 대한 고민 필요하다는 지적도
"유언장 작성·장례 절차 구체화 미리 결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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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2019년 11월8일 미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쿡 아동병원이 연명 치료 중단을 결정했을 당시 틴슬리 루이스의 모습. 법정 투쟁 끝에 연명 치료를 계속해 현재 3살이 된 틴슬리는 건강이 회복돼 지난 7일 퇴원, 집에서 보살핌을 받고 있다고 그녀에 대한 연명 치료 계속을 지지해온 '텍사스 생명권' 단체가 13일 밝혔다. 2022.4.14


 [서울=뉴시스]최영서 기자 = #. 30대 여성 B씨는 난치병으로 조울증·불안증에 시달리면서 종종 스위스의 안락사 제도를 검색하곤 한다. 고통을 끝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고 한다. 그는 "(병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의미없게 살아가는 것보다 마지막을 스스로 정하는 게 낫다"고도 했다.

국내서도 이른바 '웰다잉' 논의가 활발하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8명이 안락사 입법화에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개개인이 어떤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할지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할 권리가 보호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26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소속 윤영호 교수팀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4월까지 19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6.3%가 안락사 및 의사 조력 자살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26% 가량이 존엄한 죽음에 대한 권리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안락사를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락사란 의사가 의도적으로 진정제 투여, 연명치료 중단 등을 통해 환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의사 조력 자살은 의사의 안내를 받은 후 환자 스스로 약물을 주입해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인위적인 방법으로 생을 마감하게 한다는 점에서 현행법에서는 허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극적 존엄사'에 해당하는 일부 행위도 허용되고 있다. 2018년 2월부터는 치료효과를 볼 수 없는 환자에 한해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 시행되고 있다. 이는 임종 과정에서 무의미한 의료 행위를 받지 않는다는 의미다.

윤 교수팀 조사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회생 가능성 없다는 판단을 받았을 때 연명치료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미리 밝힌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사람이 123만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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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연명의료결정제도 참여 확대 현황(제공=보건복지부)


보다 적극적으로 생을 마감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불가피하게 신체적, 정신적으로 고통을 겪을 때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안락사 및 의사 조력 자살에 찬성한다고 밝힌 20대 A씨는 "가족이나 주변인이 갑자기 큰 병에 걸려서 돌아가시는 걸 보고 죽는다는 게 남 일이 아니라고 느꼈다"며 "만약 나중에 큰 병에 걸린다면, 병원에 갇혀 치료 받을 바에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죽고 싶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다가오는 초고령사회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죽음을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 자체는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이미 해외에선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사례도 있다. 나름대로 자신의 삶을 평가하며 유언장을 미리 작성하거나, 상·장례는 어떤 절차로 치를 것인지 등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법을 가르친다. 임종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자연스러운 삶의 주기 중 하나의 과정으로 보고 대비하는 것이다.

시민단체 웰다잉단체협의회 소속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젊은세대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만 갖고 제대로 된 논의를 하지 않는다"며 "2025년에 초고령사회에 도달하는데 전반적으로 죽음 문화를 교육하는 등 종합적인 제도나 생애말기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gag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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