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유럽 각국 중구난방식 암호화폐 규제 우려
ECB, EU 암호화폐 규정 앞선 각국 규제 위험성 경고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금융 제재를 강화하는 등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 사이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세다. 비트코인 가격이 4,600만 원 선에 거래 중인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암호화폐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2022.02.28. [email protected]
FT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은 이번 주 유로존 회원국들에게 유럽연합(EU)의 암호화폐 규정보다 앞선 각국 규제당국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빠르게 진화하는 '와일드 웨스트(Wild West)' 영역에 대한 효율적인 감독의 어려움을 부각시킬 예정이다. '와일드 웨스트'란 미국 개척 시대의 황량한 서부를 일컫는 용어로 무법지대에 대한 비유적 표현으로 보인다.
지난 주 EU집행위원회는 암호산업을 위한 포괄적인 표준 패키지에 동의했다. 그러나 ECB는 내년 법으로 제정될 예정인 이 패키지가 국가별 서로 다른 규제로 인해 엉망이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5일 ECB 이사회에서는 시급한 '조화'의 필요성이 제기될 것이라고 이 논의에 정통한 사람들이 말했다. 유로존 한 규제 당국자는 "그것은 매우 도전적"이라고 지적했다.
유로존에 공통적으로 적용하는 암호화폐 규제 패키지인 '미카(Mica)'는 시행 18개월을 앞두고 있다.
독일은 디지털 화폐를 길들이기 위한 노력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EU의 2020년 자금세탁방지 지침을 활용해 고객을 대신해 암호화폐를 보유·거래하는 기업이 독일 은행법에 따라 특별면허를 신청하도록 했다.
네덜란드와 같은 다른 유로존 국가들은 당초 자금세탁방지 준수를 위한 등록에 힘을 쏟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암호화폐가 제재 회피 등 불법 수단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부각되자 보다 광범위한 조치를 검토해왔다. 최대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의 가치가 정점 대비 70% 이상 급락하면서 소비자 보호 우려도 커졌다.
ECB는 범유럽적인 틀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들이 추구하는 암호화폐 관련 라이선스에 대한 잠재적인 판결을 우려하고 있다고 이 문제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말했다. 5일 이사회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안드레아 엔리아 ECB 감독위원회 위원장은 지난주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MEP) 회의에서 중앙은행은 "암호화폐에 관한 국가간 제도 차이를 보고 있으며, 공평한 경쟁의 장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분야에 관여하는 은행에 대한 원활한 인가 및 허가 과정을 보장하기 위해 내부 원칙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논의에 정통한 한 인사는 "분명히 조화와 시기 모두에 대한 문제가 있다, 미카(암호화폐 규제패키지)의 완전한 적용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빨리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일 연방금융감독청(BaFin)은 독일의 제도는 계획된 미카 입법과 "거의 동일하다"고 말했다. 핀테크 코인베이스 독일(fintechs Coinbase Germany), 카필렌도 커스터디안(Kapilendo Custodian), 탕가니(Tangany), 업베스트(Upvest) 등 지금까지 4건의 라이선스를 승인했으며 일반 은행들도 암호화폐 관리 분야로 확장하기 위해선 라이선스가 필요하다.
독일 연방금융감독청은 20개 이상의 면허 신청서를 검토 중이고, 일부는 내부 통제와 자금 세탁 방지 검사를 위한 IT 플랫폼 등 감시 기관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거절당했다고 덧붙였다.
한 변호사는 "특히 소비자 문제가 있는 곳에서 독일이 규제에 대해 일찍 움직이는 것은 흔하지 않다"고 말했다. ECB는 감독 이사회에서 논의될 내용에 대해 언급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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